소위 ‘이대남’(이십대남성) 현상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책은 미국판 ‘이대남’ 문제를 담고 있다. 계층과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온 저자는 불평등의 또 다른 축인 ‘남성’에게 주목한다. 전작 ‘20 VS 80의 사회’에 이어 교육, 노동, 가족 구조 속에서 뒤처지고 있는 남성들의 현실을 직시했다.
세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한 저자는 수많은 ‘팩트’에 기반해 현재 남자들의 위기가 과장된 주장도, 이념적 공세도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다.
남녀간 학업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보다 높다. 일터에서도 남자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남성 위주의 제조업 일자리는 줄었고, 여성 근로자 40%는 남성 중위소득보다 더 많이 번다. 선진국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3배에 이른다.
전통적 ‘부양자’ 모델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많은 남성들이 여전히 과거 역할에 매달려 방향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제 “아버지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평등은 제로섬이 아니다”면서 “성평등 문제에 있어 이제는 남성에 초점을 맞출 때가 됐다”고 말한다. 젠더 갈등이 깊어지는 한국사회에서 성평등 논의를 한 단계 더 진전시킬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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