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유정 작가] “집은 작업실이 아니야.”
언제 시작된 생각일까. 본격적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하며 사적인 공간과 작업 공간이 긴밀히 붙어 있는 채 4년을 보냈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여기서 내가 뭘 더 할 수 있지?”
아마도 무엇인가 ‘제한됨’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하자. 원룸 하나, 작업실 하나, 총 두 개.”
엊그제는 원룸을 계약하고 들어왔다. 오늘은 작업실을 계약하고 돌아왔다. 여기저기 알아본다고 일주일과 삼주 내내 외출하던 중 그 오늘, 단 한 단어가 선명했다.
“화실이라 적으면 되겠네요.”
화실. 건물주와 계약서를 작성하며 적어내린 단어에 생각했다.
‘아, 내가 그간 용기내지 못했지만 할 수 있었던 형태가 그거였구나.’
순식간에 일상이라는 영역들이 긴장됨을 느꼈다.
‘이게 맞아?’
화실의 용도로 임차한다는 계약서를 들고 돌아왔다. 불분명한 기대가 두려웠다. 아직 정리하고 준비한 것도 없어 황량한 상황이지만 화실의 이름은 정해졌다. 그 명패를 올 겨울에 소개해보겠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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