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최근 몇 달 사이 계약 체결 후 해지되는 건수가 이례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교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지된 계약 가운데 상당수가 최고가 거래로 확인되면서 호가를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해지 건수는 올해 상반기에 급증세를 보였다.
6월에는 처음으로 월 1,000건을 넘어서며 1,067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참고로 과거 해지 건수는 월 평균 100건 수준이었으며 200건을 넘긴 사례는 지난해 8월 단 한 차례(217건)뿐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약취소 증가 추세에 대해 단순히 거래량이 많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체 거래 대비 해지 비율은 지난해 최대 4.7%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2월 6.6%, 3월 8.2%, 4월 9.0%, 5월 11.1%, 6월 8.9%로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무려 두 배 이상 계약 취소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해지된 계약 중 최고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해지 건수 가운데 36.5%가 최고가였으며 이는 취소된 계약 3건 중 1건 이상이 해당 지역의 신고가였다는 의미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는 5월 10일 59㎡ 규모 매물이 22억7,000만원에 거래된 뒤 6월 25일 해지됐다. 그런데 그 사이 동일 면적대 매물 7건이 추가로 거래됐고 그 중 5건이 22억7,000만원을 넘는 가격에 체결됐다.
결국 해지된 최고가 거래가 다른 거래의 기준점이 되어 후에 맺어진 거래의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지 소요 기간 길수록 '가격 띄우기' 의심돼
지역별로 보면 해지된 최고가 계약 비율이 높은 곳은 강남권과 한강 인접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구(66.1%), 강남구(52.8%), 용산구(49.4%)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절반 이상이 최고가 계약 취소 건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계약 취소를 넘어 시세 조작 목적의 '가격 띄우기' 가능성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또한 계약일과 해지일 사이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고된 가격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평균 해지 소요 기간은 29일로 집계됐는데 전체 해지 중 약 35%는 30일을 넘긴 뒤 취소됐다. 심지어 60일 이상 소요된 건도 16.6%, 174일이 지난 뒤 취소된 사례도 있었다.
60일 이상 지난 뒤 해지된 최고가 거래는 평균 19억8,000만원으로, 전체 평균가(16억1,000만원)보다 현저히 높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 계약 실수나 거래방식 변경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특히 2021년처럼 과열된 시기에도 이 정도로 해지가 많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 이례적인 계약 취소 현상에는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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