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음료와 매운 음식을 자주 먹은 뒤끝에는 위벽이 예민해져 속 쓰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위산 역류나 위염 같은 증상은 생활 습관과 음식 섭취 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다. 약을 먹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식탁에서 관리하는 방법이 더 안전하다.
위 점막을 보호하고 위산 분비를 조절하는 성분을 가진 채소와 과일은 꾸준히 섭취할수록 효과가 누적된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아 실생활에서 먹기 좋다. 위가 편안해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래 다섯 가지 음식을 정리했다.
1. 양배추
양배추는 ‘위의 보호막’으로 불릴 만큼 오래전부터 속을 편안하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시카고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배추에 들어 있는 ‘비타민 U’ 성분은 손상된 위 점막을 재생하고 궤양 부위를 회복시키는 데 관여한다. 실제로 양배추즙은 위염 환자들이 자주 찾는다.
양배추는 비타민 C, K뿐 아니라 글루코시놀레이트 같은 황화합물이 풍부하다. 이런 성분은 위 점막 염증을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막는다.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섬유질이 많아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데쳐서 먹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샐러드로 먹거나 스무디에 갈아 넣으면 꾸준히 섭취하기 쉽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 김장철 배추 대용으로도 쓰였고, 유럽에서는 발효시켜 사워크라우트로 만들어 먹는다. 발효된 양배추는 유산균이 풍부해 장내 환경까지 개선한다. 위를 챙기고 싶다면 하루 한두 줌 정도 양배추를 식단에 넣는 것이 권장된다.
2. 알로에
알로에는 쓴맛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속 쓰림에는 효과적인 식물이다. 투명한 겔에는 ‘알로인’과 ‘무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위 점막을 코팅하듯 보호한다. 위산 역류가 일어날 때 생기는 강한 자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염증을 줄이고 세포 재생을 촉진한다.
알로에를 먹을 때는 속살만 발라 꿀에 재두면 쓴맛이 줄고 먹기 수월하다. 요구르트와 함께 섞으면 더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
실제로 지중해 지역에서는 알로에를 위장 보호제로 사용해 왔고, 동남아시아에서는 피부뿐 아니라 위 질환 예방에도 사용했다. 다만 당분이 첨가된 알로에 음료는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알로에 생즙을 공복에 마시는 것보다 식후에 소량 섭취하는 편이 속에 무리가 없다.
3. 배
배는 수분이 풍부하고 단맛이 은은해 속이 불편할 때 부담 없이 먹기 좋다. 배의 주성분은 수분과 당질이지만 루테올린 같은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어 위산 분비를 조절한다. 위 점막의 건조함을 막아주며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뒤 나타나는 쓰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옛 문헌에서도 배는 소화기 질환에 좋은 과일로 기록돼 있다. 술을 마신 뒤 배를 갈아 마시면 속이 편해진다는 설도 여기서 비롯됐다. 배즙은 위 점막에 직접적으로 수분을 공급하고 진정 효과를 준다.
껍질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차로 끓여 마시면 효과가 배가된다. 다만 배는 찬 성질이 있어 몸이 차거나 위가 약한 사람은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건조한 시기에 먹으면 기침과 목의 건조함까지 완화한다.
4. 양파
양파는 황화합물이 풍부해 소화기에 좋은 채소다. 퀘르세틴은 위 점막의 손상을 막고 치유 과정을 촉진한다. 또 프룩탄 성분이 장내 유익균을 늘려 소화 환경을 개선한다. 결과적으로 위산으로 인한 자극을 줄이고 위의 부담을 덜어준다.
다만 생양파는 매운맛이 강해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속이 약한 사람은 익혀 먹는 것이 낫다. 구워 먹으면 단맛이 살아나고 자극이 줄어든다. 양파 조림이나 양파스프처럼 부드럽게 조리하면 위에 부담이 적다.
양파 껍질에는 퀘르세틴이 특히 많다. 껍질을 깨끗이 씻어 말린 뒤 차로 끓여 마시면 속이 편안해진다. 민간에서는 양파즙을 꾸준히 섭취하면 위궤양 증상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5. 감자
감자는 전분이 풍부해 위벽에 보호막을 형성하는 특징이 있다. 감자즙은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속 쓰림 치료에 쓰였다. 공복에 감자즙을 소량 마시면 위산이 직접 점막을 자극하는 것을 줄여준다.
감자에는 칼륨과 비타민 C가 풍부해 위산을 중화하고 염증을 완화한다. 특히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위 점막의 손상을 방지한다.
감자를 조리할 때는 기름에 튀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튀김은 오히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속 쓰림을 악화시킨다. 찌거나 삶아 먹는 방식이 적합하다. 껍질에도 영양소가 많으므로 깨끗하게 씻어 조리하는 것이 좋다.
감자는 세계적으로 기근을 막아온 구황식품이지만 동시에 위를 다스리는 치료 식재료로도 써왔다. 독일, 러시아 등에서는 감자즙을 위염 환자에게 권장하는 민간요법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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