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 칼럼] 지나가다 만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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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칼럼] 지나가다 만난 작품들

문화매거진 2025-08-31 12:52:59 신고

[문화매거진=유정 작가] 

1. 명품 브랜드관 옆 쇼윈도에서 만난

“안녕, 너는 왜 거기에 있니?”

마치 쇼윈도에 들어가 태평하게 누워있는 고양이를 마주친 기분이었다. 고양이는 꼬리를 내리치면 기분이 별로라던데, 또 억지로 무언가를 하는 녀석들이 아니니 이건 자발적인 ‘있음’일 것이다.

그래서 더 시선이 머물렀다. 

“저 녀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 키시오 스가, Palisaded State of Dispersed Branches, 60.5x65x18cm, Wood, tree branch, glue, water base paint, 2003, 조현갤러리 서울점 / 사진: 유정 제공
▲ 키시오 스가, Palisaded State of Dispersed Branches, 60.5x65x18cm, Wood, tree branch, glue, water base paint, 2003, 조현갤러리 서울점 / 사진: 유정 제공


▲ 조종성, Landscape seen from moving perspective 20-04, Ink on Korean paper, 197x135cm, 2020, 조현갤러리 서울점 / 사진: 유정 제공
▲ 조종성, Landscape seen from moving perspective 20-04, Ink on Korean paper, 197x135cm, 2020, 조현갤러리 서울점 / 사진: 유정 제공


작품을 보며 생명체를 연상한 까닭은 그만큼 작품에 기운이 넘실대었기 때문일 터였다. 금방이라도 그것이 영물의 형체로 변모하여 돌아다니는 이야기 속에 초대된 기분이었다.

그에 질투가 났다. 나도, 나 또한-이라며. 요즘 ‘좋은’ 것들을 보았을 때 질투가 많아진 것 같다. 괜찮은 것일까?

2. 백화점 앞마당에서 만난

우와. 기가 막히다. 좀 더 광활하거나 타인이 없는 공간에서 조용히 감상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저 많은 얼굴들을 양껏 하나하나 바라보고 싶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중년 남성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금 기다렸다 나 또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고 있으니 몇몇 사람들이 이게 무엇이길래, 하는 호기심으로 작품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우습게도, 그게 조금 우스웠다.

있는지도 몰랐던 ‘물체’를 새롭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과 어정쩡하게 멈춘 동작이 또 작품 같았다. 몇 발자국 크게 물러나 그 전체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 서도호, 카르마, 2009,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광장 / 사진: 유정 제공
▲ 서도호, 카르마, 2009,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광장 / 사진: 유정 제공


그 이상한 기분은 타인의 시선이 섞여듦을 감내해야 한다는 불편함이었던 것 같다. 좋은 것을 만났을 땐 그냥 ‘무언가를 지긋이 바라보고 관찰하는 행위’가 당연한 곳으로 뛰어가고 싶었고.

문득 “예술은 대중적인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하는 동료 작가의 말이 생각났다. 백화점 광장에 자리한 작품엔 공공예술의 ‘공공’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선 ‘관심’이 필요하니 말이다. 이에 ‘관심’이라는 지극히 사적이라 여겼던 영역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 또한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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