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가 단순한 면역 영양소를 넘어 신체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노화 지표인 텔로미어 길이를 중심으로 비타민D의 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 간 차이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생물학적 나이란?
생물학적 나이란 신체 내부의 노화 정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텔로미어 길이·활성도, 대사 능력, 세포 기능 등 다양한 생리적 지표를 기반으로 측정된다.
동일한 만 나이라도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량, 수면, 정신건강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노화 속도는 개인차를 보인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DNA 조각으로, 세포 분열 시마다 짧아지며 노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D로 노화 억제
미국 매스 제너럴 브리검 연구소와 조지아 의과대학 공동 연구진은 성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이 텔로미어 길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임의로 하루 2000IU의 비타민D3를 섭취하는 그룹과 복용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나뉘었다. 이후 2년과 4년이 지난 시점에 각각 텔로미어 길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D3를 꾸준히 복용한 그룹은 텔로미어 길이가 대조군보다 평균 약 8배 길었다. 이를 생물학적 나이로 환산했을 때, 약 3년 정도 노화가 늦춰진 것으로 해석됐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염증 수치를 낮추며, 텔로머라아제(텔로미어 생성 효소)의 활동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작용이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핵심 기전이라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조앤 맨슨 박사는 “비타민D는 단순한 면역 영양소가 아닌, 세포 수준의 노화 방지 인자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모든 사람에게 고용량 비타민D가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복용 전 의료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연구팀은 이 효과가 연령, 성별, 인종 등 다양한 인구집단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 효과 지속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추가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임상 영양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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