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내수 판매 39% 급감
해외 판매는 24만대 여전
국내 시장 철수설 현실화 우려
“팔리는 건 해외에서뿐, 국내는 관심 없다.”
올해 상반기 GM 한국사업장이 기록한 내수 판매량은 단 8121대. 같은 기간 수출은 24만대를 넘겼다.
내수 시장은 4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수출은 그나마 선방한 것이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 간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며, 몇 해 전부터 이어져 온 ‘한국 시장 철수설’에 다시금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내수 판매 급감, 해외는 4만대 돌파
한국GM은 지난 6월 전 세계에서 4만5165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달보다 7.6%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내수와 해외 판매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국내 판매는 1279대로 32.7% 급감했지만, 해외 판매는 4만3886대로 6.5% 감소에 그쳤다. 해외 판매는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4만대를 넘기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만8793대, 트레일블레이저가 1만5093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004대, 트레일블레이저가 244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같은 모델이 해외에서는 수만 대씩 팔리지만 국내에서는 천 대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반기 누적 실적은 더욱 충격적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더욱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전체 24만9355대 중 국내 판매는 8121대에 불과하다. 전체 판매량의 3.3%에 해당하는 수치다.
상반기 내수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 1만3457대보다 39.7% 급감했다. 해외 판매 24만1234대가 5.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내수 판매 급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특히 6월 한 달 내수 판매량 1279대는 하루 평균 43대가 팔린 셈으로 전국 쉐보레 대리점에서 하루에 1~2대 정도만 판매되는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여전히 한국GM이 생산하는 차량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본국인 한국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 외면” 논란 속, GM의 해명
한편 이런 극단적인 판매 격차는 한국GM의 국내 시장 철수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의 실적이 이 정도로 부진하다면 국내 영업망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GM 한국사업장 구스타보 콜로시 부사장은 “글로벌 브랜드인 쉐보레는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국내외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며 “국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품 구매 고객에게 폭넓은 혜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국내 시장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쉐보레 차량을 실제 운행 중인 한 소비자는 “서비스센터도 줄어들고, 새 모델도 잘 들어오지 않아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홀대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수천 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후에도 국내 투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배경이 지금의 내수 급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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