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지난 6월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이 전년 대비 증가 또는 유사한 수준을 보이며, 기후변화에 따른 감염병 위험 증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 추이를 보면, 말라리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지속적인 발생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말라리아, 연간 700명대 발생 지속
말라리아는 2024년 총 713명이 발생해 전년(747명)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연간 700명대의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 국내 감염이 659명, 해외 감염이 54명으로 국내 감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말라리아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83개국에서 약 2억 6,3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597천 명이 사망한 중요한 감염병이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열대열말라리아는 중증 진행 위험이 크고 합병증 발생이나 치사율이 높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말라리아는 48시간 주기로 오한, 발열, 해열 등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30일 이내지만 간에 잠복하여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재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일본뇌염, 뇌염 진행 시 높은 치사율
일본뇌염은 2024년 21명이 발생해 전년(17명) 대비 증가했다.
대부분 발열 및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등 증상이 나타나며 이 중 20~30%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뇌염의 경우 회복되어도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만 12세 이하 아동과 감염 위험이 높은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이 제공되고 있다.
◆ 해외유입 감염병, 지속적 증가 추세
▲뎅기열
뎅기열은 2024년 195명이 발생해 전년(206명)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명 이상이 발생하고 1,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주로 미주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뎅기열은 재감염 시 다른 혈청형에 감염되면 뎅기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으로 진행되며 치사율이 약 5%로 높아진다.
▲치쿤구니야열
치쿤구니야열은 2024년 9명이 발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48만 명이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주 증상으로 급성 발열, 관절통 등이 나타나며, 중증일 경우 심근염, 뇌수막염, 눈 질환, 골수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감염증
지카바이러스감염증은 2024년 발생이 없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92개 국가에서 약 4만 5,000명이 발생했다.
모기물림 외에도 감염자와의 성접촉이나 모자 간 수직감염으로 전파될 수 있어 3개월간 임신 연기 등 감염 주의가 필요하다.
◆ 기후변화, 모기 매개 감염병 위험 가중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기온 상승, 강수량 변화, 겨울철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감염병 매개체의 서식지와 활동기간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평균기온이 약 1.4℃ 상승함에 따라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시기도 약 16일 빨라졌다.
모기와 진드기의 활동기간도 봄부터 늦가을까지 확장되는 추세이며, 도시화로 인해 도심지에서도 높은 밀도로 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기 매개 감염병의 발생 위험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청은 “기후변화와 국제교류 확대에 따른 모기 매개 감염병 위험 증가에 대비해 감시·방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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