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서 들리는 발소리, 새벽까지 이어지는 쿵쾅거림.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그 소리’가 어느 날 갑자기 위협이 된다면? 올여름, 가장 현실적인 공포를 소재로 한 스릴러 두 편이 연달아 공개된다.
영화 〈노이즈〉 포스터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포스터
이선빈·김민석 주연의 영화 〈노이즈〉와 강하늘·염혜란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84제곱미터〉. '층간소음'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갈등을 중심으로 한 두 작품은 가장 안락해야 할 공간인 집을 가장 무서운 장소로 바꿔놓으며, 일상 속 불안을 스크린과 OTT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노이즈〉
출연: 이선빈, 김민석, 한수아, 류경수, 전익령, 백주희
개봉일: 2025년 6월 25일
실종된 여동생을 찾기 위해 낯선 아파트에 들어선 주영(이선빈)은 그곳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의문의 소음과 수상한 분위기 속에 점점 깊이 빠져든다. 동생이 자주 언급하던 604호를 중심으로 퍼지는 기이한 기운, 닫힌 문 뒤로 감춰진 주민들의 반응은 점점 주영을 불안하게 만들고, 사라진 동생의 흔적과 음산한 소리는 하나의 퍼즐처럼 맞물려 간다. 영화는 일상의 가장 흔한 배경인 아파트를 스릴러적 공간으로 변주하며, ‘소리’만으로 관객을 긴장시키는 음향 연출이 돋보인다. 조용한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잡음 하나조차도 서늘한 위협처럼 느껴지는 설계다. 익숙한 구조 속 낯선 시선과 조명, 비일상적인 리듬의 편집은 관객을 무력한 목격자로 만든다. 김민석, 한수아, 류경수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인물 간 긴장감 역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84제곱미터〉
출연: 강하늘, 염혜란, 서현우
넷플릭스 공개일: 2025년 7월 18일
치열한 영끌 끝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우성(강하늘). 행복도 잠시, 입주 후 정체불명의 층간소음이 시작되고, 그는 곧 아파트 주민들의 표적이 된다. 피해자인 줄 알았던 우성은 어느새 가해자로 낙인찍히고, 윗집 남자 진호(서현우), 입주민 대표 은화(염혜란)의 날카로운 시선과 감시 속에 점차 고립돼간다. 사람들과의 관계, 단지 내 커뮤니티, 집이라는 공간 모두가 점점 좁아지고 낯설어지는 가운데, 작품은 “범인이… 나라고?”라는 강렬한 슬로건처럼 관객에게 불신과 의심의 감각을 던진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김태준 감독의 신작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소재로 가져오되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묘를 적절히 섞은 연출이 기대를 모은다. 강하늘의 심리적 균열과 염혜란·서현우의 묘한 긴장감이 주고받는 연기 대결도 큰 축이 될 전망. 누구나 살고 있고 살고 싶어 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심리 스릴러는 집조차 더 이상 안락한 장소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관객들에게 날카롭게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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