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박수연 기자] 젠지가 'e스포츠 월드컵(EWC) 2025' 배틀그라운드 한국지역 선발전 파이널 첫날 1위에 오르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행에 청신호를 켰다.
젠지는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EWC 2025 배틀그라운드 한국지역 예선(EWC PUBG: BATTLEGROUNDS QUALIFIER KOREA 2025)' 파이널 1일 차 경기에서 74점(43킬)을 기록하며 선두로 나섰다.
젠지가 국내 대회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24년 4월 7일 PWS(PUBG Weekly Series) 위클리 스테이지 3주 차 이후 무려 14개월여 만이다.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젠지는 미라마 맵 매치 1에서 경기 중반까지 북서쪽에서 빌드업을 전개했으나, 여섯 번째 자기장이 벗겨지며 발이 묶였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이그니스를 공략, 홀로 3킬을 올린 토시(Tosi·성윤모)의 활약에 힘입어 활로를 여는 듯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스타 벌룬 공세에 전멸하며 4점(3킬) 획득에 그쳤다.
그러나 이내 치킨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매치 2는 앞선 경기와 마찬가지로 미라마 맵에서 펼쳐진 가운데, 젠지는 3페이즈 수퍼스타를 상대로 2킬을 따냈지만, 직후 이스포츠 프롬에 빈(BeaN·오원빈)을 내주며 다시금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4페이즈 상황에서 한 박자 빠르게 자기장 중앙부로 진입한 판단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젠지는 이를 통해 5페이즈 KX 게이밍과 이스포츠 프롬 간 교전에 개입해 2킬을 챙겼고, 7페이즈 동쪽 아웃서클 난전 구도 상황에서도 4킬을 더했다.
이어진 아즈라 펜타그램, 이글 아울스와의 치킨 경쟁 역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극적으로 만든 값진 승리였다. 세 팀 중 유일하게 3인 스쿼드였던 젠지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즈라에 오르카(Orca·이장원)까지 잃으며 치킨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시가 아즈라 두 명의 선수를 눕히며 카운터 펀치를 날렸고, 플레임(F1ame·문지훈)도 두 팀을 상대로 잇따라 3킬을 만들며 전세는 순식간에 젠지와 이글 아울스 간 2대 1 구도로 흘렀다. 그리고 토시가 마지막 1대 1 상황에서 승리, 극적인 12킬 치킨을 완성했다. 플레임이 580대미지로 무려 8킬을 기록했고, 토시도 318대미지, 3킬을 기록했다.
이에 하늘을 찌를 듯한 젠지의 기세는 매치 3, 또 한 마리의 치킨으로 이어졌다. 태이고 맵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1페이즈부터 맞닥뜨린 SGA 인천과의 교전에서 토시와 빈이 나란히 2킬씩을 챙기며 4대 0 완승을 거뒀고, 세 번째 자기장 한 가운데 들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4페이즈 출장길에 올랐던 빈이 디플러스 기아에 잘리기는 했으나, 공고한 집단지를 바탕으로 오르카가 2킬을 추가한 것은 물론, TOP 4에 안착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이후에도 젠지의 거점을 중심으로 자기장이 지속 좁혀졌고, 특히 젠지만이 유일하게 건물에 자리, 전력 누수 없이 세 팀을 견제할 수 있었다. 이에, 주도권을 쥔 채 맞이한 T1과의 3대 3 치킨 싸움에서 완승을 거두며 9킬 치킨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르카가 3킬을 기록한 가운데, 나머지 세 선수가 각 2킬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매치 3을 통해 선두로 올라선 젠지는 내친김에 론도 맵에서도 치킨 한 마리를 더 챙기며, 독주 체제로 나섰다.
젠지는 매치 2와 유사하게 1페이즈 스플릿 과정에서 스타 벌룬의 공략에 위기를 맞았지만, 최대한 시간을 벌어준 토시의 대응과 팀원들의 빠른 합류로 4킬 완승, 다시 한번 기분 좋게 출발했다. 또 2페이즈 밤부를 둘러싸고 세 팀이 얽힌 상황에 개입해 2킬을 챙겼고, 4페이즈 중심부에서 3연치를 향한 빌드업을 본격 전개했다.
젠지는 이후 4킬을 더 뽑아내며 10킬을 안은 채 TOP 4에 올랐고, 5킬을 합작한 빈과 토시의 활약에 힘입어 6킬을 추가, 도합 16킬 치킨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빈이 865대미지 6킬로 팀의 화력을 주도했고, 토시도 972대미지 4킬로 그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오르카, 플레임도 나란히 3킬씩을 기록했다.
3연치로 2위와의 격차를 28점까지 벌린 젠지는 이후 에란겔 맵 두 매치에서 3점 추가에 그쳤으나, 15점 앞선 선두로 첫날을 마무리하며, 상위 3개 팀에 주어지는 본선 진출 티켓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편, 2일 차 경기는 21일 오후 6시부터 치러지며, SOOP(숲)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공식 채널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Copyright ⓒ AP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