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여성들만의 공간’ 이젠 아니다…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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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성들만의 공간’ 이젠 아니다…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 가보니

투데이신문 2025-06-20 09:03: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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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이 지난 11일 홍익문화공원 인근에 남성 특화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오픈했다. ⓒ투데이신문
올리브영이 지난 11일 홍익문화공원 인근에 남성 특화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오픈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남성 특화 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호기심에 들렀어요”

CJ올리브영이 자사 최초로 남성 특화 매장을 홍대에 열었다.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도 외모 관리와 뷰티 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올리브영은 이를 겨냥한 오프라인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열고 맨즈 카테고리 강화에 본격 나섰다.

오픈 1주일째를 맞은 홍대놀이터점에 직접 방문해 남성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기자가 찾은 평일 오후, 매장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곳곳에서 남성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며 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남성 전용’이라는 키워드에 이끌려 매장을 찾았다는 방문객도 있었다.

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이모 씨(30)는 “남성 특화 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호기심에 들렀다”며 “SNS에서 관련 소식을 접하고 친구랑 함께 구경하러 왔다. 마침 홍대에 올 일이 있어 겸사겸사 들른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에 방문한 남성 고객들이 매장을 살펴보고 있다. ⓒ투데이신문
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에 방문한 남성 고객들이 매장을 살펴보고 있다. ⓒ투데이신문

최근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 사이에서도 뷰티 용품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640억원, 2021년 1조751억원, 2022년 1조923억원, 2024년에는 1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뷰티·헬스 제품을 찾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올리브영도 남성 고객층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올리브영은 서울 홍대 상권에 총 3층, 약 277평 규모의 대형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열고, 1층에는 남성 특화 공간인 ‘맨즈에딧(Men’s Edit)’을 조성했다. 올리브영이 남성 특화 매장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최초다.

특히 올리브영은 남성 유동 인구 비중이 높은 홍대 상권의 특성에 주목해 이곳을 첫 남성 특화 매장의 입지로 선정했다. 홍대놀이터점은 유동 인구가 몰리는 홍익문화공원 인근, 소위 ‘핫플레이스’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대 상권의 남녀 유동 인구 비율은 각각 45%, 55%로 유사한 수준이며, 10~30대 남성 비중은 명동(22%)이나 성수동(25%)보다 높은 약 28%를 기록했다.

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 1층에 마련된 스포츠 브랜드 ‘에이치덱스(HDEX)’ 숍인숍(매장 안 매장) 매장이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투데이신문<br>
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 1층에 마련된 스포츠 브랜드 ‘에이치덱스(HDEX)’ 숍인숍(매장 안 매장) 매장이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투데이신문

직접 살펴본 홍대놀이터점은 기존 올리브영 매장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주로 여성 메이크업 상품과 뷰티 용품이 중심이었던 기존 매장과 달리, 해당 매장 1층은 남성 전용 용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단번에 ‘남성 특화 공간’이라는 인상을 줬다.

단순한 남성 뷰티 제품 진열에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라는 설명처럼 헬스 용품과 남성 패션 아이템 등 기존 매장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상품들이 다양하게 구성돼 있었다. 특히 최근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스포츠 브랜드 ‘에이치덱스(HDEX)’는 숍인숍(매장 안 매장) 형태로 마련돼 있었다.

직접 속눈썹 관리 용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아이래쉬바’, 피부 유형을 분석하고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스킨스캔’ 체험 등 다양한 체험형 서비스도 마련돼 있었다. 기존 체험형 서비스들이 여성 중심으로 구서왜 다소 접근이 어려웠던 남성 고객들을 고려해,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의 이번 시도는 기존 주요 고객층이 아니었던 남성 소비자들의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기존 올리브영 매장이 ‘여성 중심 공간’이라는 인식에 부담을 느끼던 남성들도 보다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문 빈도가 낮았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감지됐다. 정모 씨(29)는 “평소에는 3개월에 한 번 갈까 말까 할 정도로 올리브영을 찾는다”며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라 어색하고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했다. 게다가 남성 제품 종류도 적어 인터넷 쇼핑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남성 제품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면, 이렇게 특화된 매장은 가볼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평소에도 올리브영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 씨(33)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기초용품을 구매하러 방문한다”며 “승무원을 준비하고 있어 평소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꼭 외모와 관련된 직업이 아니더라도 뷰티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주변에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집 근처에도 매장이 많은데, 일부러 멀리 떨어진 특화 매장을 찾아갈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해당 매장은 남성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고려한 구성이 돋보였다. 글로벌 관광객 유입을 반영해, 3층에는 외국인 고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마스크팩과 스낵 등을 배치했고, 2층에는 K-POP 음반존과 함께 K-뷰티 인기 제품을 모은 ‘글로벌 핫이슈존’을 마련했다.

이러한 구성은 K-컬처 중심지로 떠오른 홍대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홍대 상권의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전용 매장인 ‘올리브영 홍대타운’은 전체 고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홍대 상권 내에는 ‘올리브영 홍대타운점’,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 등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남성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남성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며 “인근에 이미 여러 매장이 있지만 각 매장마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적용해 고객 수요를 분산시키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상권과 고객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리테일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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