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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 측의 회담 제안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같은 날 나온 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영상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외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나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란 외무부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리는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이스라엘과의 휴전 및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그러한 회담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락치 장관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 “불법적이고, 집단학살적이며 (타국을) 점령하는 이스라엘 정권을 예외로 둔 채 우리는 외교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한다면 이란이 외교로 복귀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 한 통만 하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체제가 수립된 이후, 미국 부통령 또는 대통령이 이란 고위 관계자가 이란 고위 관계자와 만난 적은 없다. 지난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되기 전 이란과 미국은 오만의 중재하에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서면 등을 통한 간접 협상 방식이었다. 지난 15일 아락치 장관과 위트코프 특사와의 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틀 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는 중단됐다.
하지만 같은 날,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TV 연설을 통해 “미국의 요구는 굴복을 강요하는 것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하면서, “그들은 이란에 전쟁도 평화도 강요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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