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더 재킷 H&M. 티셔츠 Niier Nor. 팬츠 Dnsr. 목걸이 Vivienne Westwood. 부츠 Zara. 귀고리, 입술 피어싱,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부터, 존비킴)레더 재킷 Harley -Davidson. 팬츠 H&M. 크로셰 슬리브리스 톱, 그레이 슬리브리스 이너 톱,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채도현)보머 재킷 Lores. 레더 셔츠 Harley-Davidson. 데님 팬츠 Gubin. 안경 본인 소장품.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승빈)슬리브리스 톱 H&M. 데님 팬츠 Recto. 레더 재킷,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부터, 존비킴)슈트 Moonsun. 셔츠, 타이,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채도현)슈트 Moonsun. 안경 본인 소장품. 셔츠, 타이,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윤민)재킷 Juun.J. 스터드 부츠 Zara. 셔츠, 팬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승빈)슈트 Iey. 슈즈 Musinsa Standard. 셔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홍대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림픽홀을 단 1분 만에 매진시키는 스타 밴드가 됐어요. 지난 1월에 마친 단독 콘서트 〈HIGHLIGHT III〉로 티켓 파워를 입증했죠.
김승빈(이하 ‘승빈’) 아직 실감이 잘 안 나요. 합주하고, 작업하는 일상은 전과 다를 게 없거든요. 그래서 인기가 많아졌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사는 거 같아요. 그러다가 올림픽홀 공연의 막이 올랐을 때, 객석을 보면서 ‘와, 언제 이렇게 관객이 많아졌지’ 싶었어요.(웃음)
윤민 사실 올림픽홀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저희가 엄청 반대했거든요. 승빈 오빠가 말한 것처럼 인기를 자각하지 못했으니까요. 공연 티켓이 매진됐는데도 실감을 못 하다가 팬분들이 떼창을 해주셨을 때 확 와닿았어요.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노랫소리가 인이어를 뚫고 들어올 정도로 크게 불러주셨거든요. 정말 감사했죠.
그 전에 윤민 씨는 〈복면가왕〉에서 9회 연속 가왕 타이틀을 지키기도 했죠. 윤민 본인보다는 ‘터치드’를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먼저였다고요.
윤민 그 마음은 늘 똑같아요. 터치드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빠들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아무래도 제가 보컬이기도 하고, 눈에 잘 띄는 포지션이라 터치드의 음악을 많이 알려야겠다는 부담감과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죠.
요즘 앨범 준비를 무척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채도현(이하 ‘도현’) 저희끼리 모여서 불태우는 느낌으로 준비 중입니다. 요즘에는 앨범 준비로 일주일에 다섯 번 넘게 모일 때도 있어요. 오래 기다린 만큼 팬들의 기대가 커진 상황이기도 해요.
부담은 없어요?
존비킴 사실 부담을 느낄 새가 없기도 해요. 좋은 걸 만들자는 생각으로 전념하고 있어서 매일을 바쁘게 살고 있거든요.
승빈 부담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애써 외면하려고 해요. 대신 눈앞에 놓인 것에 더 집중해보려고요. 그러면 좋은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요?
당연히 터치드의 음악 색깔이 잔뜩 묻어나는 앨범이겠죠?
승빈 이번에 새로 나올 음악은 팬분들이 듣기에 조금 다르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그렇다고 아예 생뚱맞은 느낌은 아니고요, 새로운 컬러가 섞이는? 터치드만의 팀 컬러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죠?(웃음)
승빈 저희가 살아 있는 한 그럴 일은 없습니다.(웃음) 열일하는 터치드 정말 고맙습니다.(웃음)
2년 전 〈코스모폴리탄〉과 처음 만났을 때, 도현 씨가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늘 고민한다고 했어요. 5년 차가 된 지금, 어느 정도 답이 내려졌는지 궁금해요.
도현 최근에 업데이트된 내용이 있긴 해요. 대중성과 예술성을 이분법적으로 양분하지 않기로 했어요. 예술적이면 대중이 안 좋아하고, 대중적이면 예술성이 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죠.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기보다 머리를 비우고, 제가 재미있고 저의 텐션이 살아나는 작업을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승빈 맞아요. 저희도 유행하는 거 좋아해요.(웃음) 그래서 저희가 지향하는 음악 색깔에서 벗어나 샛길로 새기도 하고 그래요. 그게 무조건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너무 갔다 싶으면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마음을 문득 열기도 하거든요.
이야기를 들을수록 새로 나올 앨범이 기대되는데요? 존비킴 씨는 한 인터뷰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답변했어요.
존비킴 제가 그런 말을 했었군요.(웃음) 근데 늘 사랑이라는 감정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꼭 연인 간의 불타오르는 사랑이 아니더라도, 가족 간의 사랑이 될 수도, 이별의 아픔이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런 곡도 하나 썼어요.(웃음)
꼭 세상 밖에 나오면 좋겠네요! 6월은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 페스티벌의 달이기도 하죠. 어떤 무대를 만들고 싶나요?
도현 음식을 먹는다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 중이다가도 저희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궁금해서라도 한번 눈길이 가는 무대를 꾸리고 싶어요.
승빈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저희 곡 중에 ‘야경’이라는 노래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워 오세요! 같이 떼창하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숙제를 내주네요?(웃음)
승빈 그러면 후렴 정도만이라도!
도현 후렴보다도 브리지를 더 외워 와주세요!
승빈 그럼 후렴에 브리지도 추가요!(웃음)
페스티벌에 오시는 분들이 꼭 예습하면 좋겠네요.
윤민 최근 콜드플레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 공연 전날부터 벌써 설레고 마음이 떨리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뷰민라〉에 오시는 분들도 며칠 전부터 설레는 감정을 눌러 담아 오셨다가 저희 무대 때 탁 터뜨려서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혹은 저희를 모르더라도 〈뷰민라〉 무대를 계기로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뷰민라〉로 인해 우리 인연의 첫 단추가 끼워지길 바라요!
존비킴 저도 콜드플레이 공연을 보면서 감명받았던 게, 스탠딩석 관객들이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를 하더라고요. 꼭 저희 공연을 안 봐도 되니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온 사람들과 행복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사랑을 찾아도 되고요!(웃음)
승빈 우리 음악이 오작교가 되면 좋겠네요.
터치드는 멤버 전원이 서울예대 동문이기도 하죠. 밴드를 막 시작하던 대학 시절과 올림픽홀을 이틀 연속 채우는 큰 밴드로 성장한 지금을 비교해보면 어때요?
윤민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면 느껴요. 저희를 지칭하는 수식어나 질문 자체가 달라졌다는 게 보이니까요. 사실 대학 시절과 지금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말이죠.(웃음)
승빈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면 사실 부정부터 해요. 저희 아직 큰 밴드 아니에요. 뽀시래기 맞아요.(웃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밥 살 때 씀씀이가 커졌다는 거? 전에는 칼같이 더치페이를 했거든요. 지금은 다들 밥을 잘 사줘요.(웃음)
윤민 그리고 다들 얼리어댑터가 됐죠. 최근에 다들 이사를 했는데 집에 가보니 건조기에 스타일러에 로봇 청소기에 음식물 처리기까지, 아주 난리가 났어요.(웃음)
도현 그런 표면적인 부분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희는 똑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유치하고, 애 같고 그래요 다들.
존비킴 맞아요. 승빈이랑 도현이 장난치고 쓸데없이 농담하는 거 보면 그냥 옛날이랑 똑같고….
4명이 성공에 대해 이야기 나눠본 적도 있나요?
도현 요즘에는 많이 안 하는 것 같은데….
승빈 지금은 눈앞에 놓인 것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시기라서요.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이미 끝냈고, 그때 한 대화들이 아직 유효해요.
도현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좋으면 성공하겠죠! 그쵸. 그게 곧 성공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윤민 다만 공연장 규모를 키워가고,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가 되는 등 어렸을 때 성공에 대해 막연히 이야기하던 것들을 요즘엔 하나씩 구체화해나가고 있는 기분이에요.
요즘 터치드의 감성을 가장 자극하는 건 뭐예요?
승빈 언니네 이발관의 ‘아름다운 것’이라는 곡이요. 곡이 주는 메시지가 정말 좋아요. 그리고 요즘 영감을 위해 ‘1일 1영화보기’를 실천 중이에요. 숏폼 콘텐츠 때문에 도파민에 중독된 것 같아서 시작한 챌린지죠. 어제는 〈김씨 표류기〉를 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존비킴 저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요. 보는데 가족 생각이 정말 많이 나더라고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이 벅찬 감정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드라마 보는 걸 잠깐 멈춘 상태예요.
도현 최근에 제가 한 말에 되게 감명받았어요. 얼마 전에 김종서 선배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 〈김종서의 러빙유〉에 나갔는데 선배님이 터치드의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때 그냥 “재밌고 행복하게 음악하는 거요”라고 대답했는데 곱씹어보니 그 말이 가슴에 참 많이 남더라고요. 멤버들이랑 작업할 때는 사실 행복한 감정보다는 스트레스를 더 받곤 하거든요. 의견 조율도 해야 하고, 곡 작업이 잘 안 풀리는 날도 많으니까요. 근데 문득 이렇게 음악 하는 것조차 참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연습이 끝나면 저도 모르게 단톡방에 들어가서 “터치드 사랑한다”라고 고백해요.
승빈 그래, 네가 행복하면 됐다.(웃음)
언제 가장 밴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승빈 너무 많은데… 특히 팬들과 함께할 때 많이 느껴요. 수많은 분이 저희의 음악을 듣기 위해 돈 내고 시간 내서 와주셨을 때, 밴드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존비킴 단독 콘서트 〈HIGHLIGHT III〉 공연에서 윤민이가 돌출 무대로 뛰어가더니 갑자기 눕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도 옆으로 가서 따라 누웠어요. 왠지 모르겠는데 감정이 정말 벅차오르더라고요. 무대 가운데에 대자로 누워 있는 것부터가 정말 비현실적이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거잖아요.
윤민 솔로로 활동했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감정이죠. 그걸 함께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터치드라는 게 정말 큰 감동이에요.
터치드가 생각하는 로큰롤 정신은 뭔가요?
도현 터치드다운 것! 시간이 흐르면서 멤버 각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게 달라지기 마련이잖아요. 저희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모든 음악이 곧 터치드고, 그게 터치드가 지향하는 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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