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연구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인 최초로 한글학회 주관 ‘주시경상’을 수상한 노마 히데키 전 도쿄외국어대학 대학원 교수는 2013년 한일 양국의 지식인 140명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이듬해 그는 이 질문의 답변을 엮은 책 ‘한국의 지를 읽다’를 한일 양국에 동시 출간해 주목받았다. 그로부터 7년이 흘러 2021년에는 같은 방식으로 집필한 ‘한국의 미(美)를 읽다’를 선보였다.
노마 교수는 신간 출간으로 ‘한국을 읽다’ 3부작 시리즈를 완성했다. 한일 양국의 지식인 122명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국인의 마음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추천받아 집필한 책이다.
시인, 소설가, 번역가, 미술가, 음악가, 사진가, 건축가, 영화 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한국인의 정과 한의 정서 등을 떠올리게 하는 책 300여 권에 관한 글을 실었다. 진보와 보수, 가부장제와 페미니즘, 개인과 공동체 등으로 양분된 상황이 한국인의 마음에 자리 잡은 과정을 보여주는 책들도 눈에 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도서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였다. 중복 추천 도서는 전체 도서 중 10%가 안 됐다. ‘한국의 마음’을 바라보고 읽어내는 시각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마 교수는 “10년 전과 달리 일본어권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한국에서 시작된 ‘지’(知), ‘미’(美), ‘심’(心)을 수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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