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암 중에서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암 치료 수준의 발전으로 치료 확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초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치료가 쉽지 않다. 암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가 평소 먹는 식품 중에서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과 성분을 찾는 연구도 활발한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풍부한 올레오칸탈 성분이 폐암의 진행과 전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전임상 연구로, 해당 연구는 2020년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폐암의 발달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c-MET(간엽계 상피 전이 인자 수용체)와 COX-2(사이클로옥시게나아제-2)에 주목했다. 실험 결과, 올레오칸탈은 두 단백질의 발현과 활성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세포주(A549 및 NCI-H322M)에 올레오칸탈을 처리했을 때 c-MET 단백질의 총량과 인산화 수준이 모두 감소했고, 염증반응과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COX-2 효소와 COX-1의 활성도 함께 억제됐다.
연구진은 올레오칸탈을 생체 내에서 투여했을 때의 효과도 관찰했다. 사람의 폐암세포(A549-Luc)를 실험 마우스에 주입한 뒤, 하루 10mg/kg 용량의 올레오칸탈을 8주간 경구 투여한 결과, 폐 종양의 성장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특히 뇌와 간 등 주요 장기로의 전이 가능성 또한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투여 기간 동안 체중 감소나 독성 징후는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분자 생물학적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올레오칸탈을 투여한 조직에서는 c-MET 및 COX-2 관련 경로의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올레오칸탈이 단일 경로가 아닌 복합적인 종양 촉진 인자들을 동시에 조절함으로써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루이지애나대학교 연구진은 “올레오칸탈은 단순한 항산화제가 아니라, 폐암을 포함한 여러 종양의 성장 경로를 다중적으로 억제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추후 임상 시험과 복합 요법 연구를 통해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레오칸탈은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들어 있는 천연 페놀 화합물이다. 약간 쓴 맛이 느껴지는 엑스트라버진 오일일수록 올레오칸탈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중해식 식단이 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연구는 그 핵심 성분 중 하나인 올레오칸탈이 폐암 세포 억제에 작용할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낸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연구는 세포 및 동물 실험 수준의 전임상 연구로, 건강한 식습관을 통한 예방적 접근이나 보조 요법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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