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우리가 매일 타는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 집에서 사용하는 LPG 가스, 그리고 각종 산업의 에너지원이 되는 윤활유와 디젤. 이 모두는 석유에서 비롯된다.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자원이지만, 정작 석유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학 교양서 《공룡이 사라진 자리에 주유소가 생겼습니다》는 석유를 중심으로 과학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석유라는 낯익지만 알 듯 모를 듯한 존재를 생명과학, 지구과학, 화학, 물리학이라는 네 가지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자연과학의 통합적 사고를 제안한다.
책은 석유의 기원부터 탐사, 생산, 정제,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해설하며 시작한다. 석유는 공룡이 아니라 주로 플랑크톤과 해조류 등 고대 수중 생물이 쌓여 만들어진 유기물에서 비롯됐다는 과학자들의 유력한 이론을 소개하며, 석유 형성과 관련된 퇴적 환경, 유기물의 화학 구조, 지층의 생성 등을 생명과학과 지구과학 관점에서 탐색한다.
또한 석유가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거치는 탐사, 개발, 생산, 운송, 정제, 판매의 여정을 산업적 흐름에 맞춰 상세히 설명한다. 석유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탐사 기술, 정제 화학, 에너지 분배 시스템 등 복합적인 과학기술의 결정체임을 알 수 있다. “공룡이 사라진 자리에 주유소가 생겼다”는 책의 제목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석유의 형성과 현대 산업 사이의 긴 연결고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책은 ‘과학과 친해지기’ ‘에너지 인사이트’ 코너를 통해 과학을 단지 지식이 아닌 ‘생활의 언어’로 풀어낸다. 교과서적 개념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과학이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제시하며,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독자에게도 유익한 교양서로 다가온다.
각 부는 과학 분야별로 구성돼 있다. 1부 ‘생명과학으로 풀어낸 석유 에너지’에서는 고대 생물의 흔적과 석유 형성 과정을 따라가고, 2부 ‘지구과학으로 탐사한 석유 에너지’에서는 46억 년 지구의 지질사와 지각의 움직임을 통해 석유가 어떻게 생성되고 매장되는지를 다룬다. 3부 ‘화학으로 탐구한 석유 에너지’에서는 탄화수소의 결합 구조와 연소 반응 등 석유를 이루는 분자의 비밀을 탐구하며, 4부 ‘물리학으로 들여다본 석유 에너지’에서는 에너지 보존 법칙, 열역학, 전기와 자기 등 물리적 개념으로 석유의 작동 원리를 해설한다.
《공룡이 사라진 자리에 주유소가 생겼습니다》는 석유라는 하나의 자원을 통해 과학 전반에 걸친 개념과 원리를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과학을 낯설어하는 독자라도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석유를 매개로 생물과 지구,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케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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