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VO)의 효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성분이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다. 올레오칸탈은 EVOO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페놀 화합물의 일종으로, 일부 고급 올리브오일을 마셨을 때 목 뒤가 따끔하고 기침을 유발하는 성분이다.
올레오칸탈의 다양한 효능에 대한 연구가 많은데, 2019년 미국 ‘시티 유니버시티 오브 뉴욕(CUNY)’의 박사학위 논문 ‘올레오칸탈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항암 효과’(리모르 고렌)도 그 중 하나다.
이 연구는 암세포의 약점 중 하나인 리소좀(lysosome)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비침습적 항암 접근법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다. 올레오칸탈이 정상세포는 놔두고 암세포에만 독성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 등 다양한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대상으로 올레오칸탈을 처리한 결과, 암세포에서 리소좀의 막이 손상되며 세포사멸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반응을 확인했다.
정상세포는 같은 조건에서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실험에서는 세 가지 측정법(갈렉틴 이동, 리소트래커 염색, 카텝신 효소 유출)을 통해 이 현상이 올레오칸탈에 의해 일어난 것임을 확인했다.
리모르 고렌 박사는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리소좀이 크고 많을 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더 약하다”며 “올레오칸탈은 바로 이 취약점을 공략해 암세포만 골라 빠르게 사멸시키는 메커니즘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생쥐 모델을 활용해 올레오칸탈의 효과를 검증했다.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이 진행 중인 생쥐에게 올레오칸탈을 5주간 매일 투여한 결과, 생존 기간이 평균 4주(29%) 늘어났으며, 종양 크기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사람의 수명에 비춰보면 약 10년 이상 연장된 효과에 해당한다.
실험실에서 정제한 순수 올레오칸탈뿐 아니라, 올레오칸탈이 풍부하게 함유된 EVOO에서도 동일한 암세포 사멸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시중에 유통되는 다양한 올리브오일을 분석한 뒤, 암세포에 적용해 그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올레오칸탈 함량이 높을수록 암세포 생존률이 낮았고, 리소좀 손상 반응도 더 뚜렷했다.
올레오칸탈은 올리브오일을 고온 처리할 경우 줄어들 수 있어 가능한 한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목 뒤쪽에서 톡 쏘는 자극감과 짧은 기침이 느껴지는 EVOO에 올레오칸탈이 많이 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조언한다.
아직 올레오칸탈이 암세포 리소좀을 어떻게 손상시키는지에 대한 분자 수준의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활성산소(ROS), 철 이온 반응, 세포 내 스트레스 단백질(HSP70) 등이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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