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분기 동안 주식 대거 팔아 현금으로 보유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미국 주식시장이 5% 가까이 급락하던 날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주가는 1.4%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버핏의 혜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84% 급락해 시가총액이 2조달러가량 사라졌다. 하지만 이날 버크셔의 클래식B 주식은 1.4% 하락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드슨 밸류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데이비스는 "버크셔의 주가는 관세 폭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았다"면서 "이처럼 주가가 폭락한 날 자산의 3분의 1을 미국 단기채권과 같은 안정적 자산에 묻어놓는다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버크셔의 주요 사업 분야인 보험 부문이 글로벌 무역과 관련이 적다는 점도 주가 지지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험업 지수인 KBW 보험 지수는 이날 2.7% 하락했다. 버크셔의 경쟁사인 프로그레시브 코퍼레이션은 2% 상승했다.
시장분석업체 CFRA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는 가격 결정권이 있어 관세 부과로 자동차 수리비나 주택 건설 비용이 오를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크셔가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기는 했지만 아직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이 중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셰브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주요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시총 1위 애플도 이날 주가가 9.25%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3천억원이 사라졌기 때문에 버핏이 작년 말 애플 보유 지분을 대폭 줄인 것이 선견지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버핏이 주가 폭락장세를 활용해 대거 주식 매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버핏은 최근 수분기 동안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아 작년 말 기준 3천342억 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허드슨 밸류 파트너스의 데이비스는 "주가가 급락하면 버핏이 크게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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