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프로 첫 안타가 홈런이었어!"…36년 뒤 아들도 똑같이 해냈다 [수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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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프로 첫 안타가 홈런이었어!"…36년 뒤 아들도 똑같이 해냈다 [수원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2025-04-03 12:40: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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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내야수 문정빈(오른쪽)과 부친 문승훈 심판위원.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수원, 박정현 기자)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LG 트윈스 내야수 문정빈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문정빈은 LG가 8-1로 앞선 8회말 2사 3루에서 홍창기를 대신해 대타로 출전했다. 1군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문정빈은 만원 관중 앞 떨릴 수 있는 상황에서 대포 한 방을 쏘아 올렸다. 롯데 구원 투수 구승민의 포크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2점 홈런(시즌 1호)으로 10-2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LG 내야수 문정빈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2차전에서 8회말 대타로 교체 출전했다. 구승민 상대 홈런포를 쏘아 올려 생애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 홈런으로 문정빈은 생애 첫 홈런이자 첫 안타, 첫 타점 등 다양한 기록을 만들었다.

문정빈은 '야구인 2세'다. 그의 부친은 KBO리그 심판위원 중 한 명인 문승훈 위원이다. 지난 1993년 심판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경력 33년차를 맞이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951경기, 퓨처스리그 207경기에 나선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부자의 만남이 지난 주말 일어날 뻔했다. 

LG 내야수 문정빈(왼쪽)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2차전에서 8회말 대타로 교체 출전했다. 구승민 상대 홈런포를 쏘아 올려 생애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LG는 지난달 28~29일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주말시리즈를 치렀다. 공교롭게 창원 NC파크 바로 옆에 있던 마산야구장에서 NC-KIA 타이거즈 퓨처스팀의 퓨처스리그가 펼쳐지고 있었다. 문 위원이 속한 심판조는 당시 NC와 KIA의 퓨처스리그를 진행했다. 두 경기장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경기 전후로 부자의 뜻깊은 만남이 이뤄질 수 있었으나 문정빈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고 손을 저었다.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문정빈은 "(부자간) 의미 있는 만남은 없었다. 전화 한 통이 가장 의미 있었다. 아빠를 직접 뵙지는 못했다. 그런 걸 좋아하지 않으신다. '네가 알아서 잘하라'는 스타일이시다"고 웃어 보였다.

LG 내야수 문정빈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2차전에서 8회말 대타로 교체 출전했다. 구승민 상대 홈런포를 쏘아 올려 생애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만남은 없었지만,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상상 이상이다. 문 위원은 현재 그라운드의 포청천이지만, 한때 해태 타이거즈에서 내야수로 선수 생활했던 프로야구 선배로서 아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문 위원은 1989~1992년 해태 소속으로 1군 통산 109경기 타율 0.218(156타수 34안타) 4홈런 51타점 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51을 기록한 바 있어 1군에 막 입성한 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정빈은 "아버지가 '떨리느냐'고 물어보셔서 '괜찮다'고 답했다. 그러니 '힘을 빼고 공보고 공 쳐라. 욕심내지 말고 하라'고 얘기해주셨다"며 문 위원이 전한 조언을 밝혔다.

LG 내야수 문정빈의 부친 문승훈 심판위원(가운데). 엑스포츠뉴스 DB

공교롭게 부자는 KBO리그 진기록을 썼다. 문 위원 역시 선수 시절 1군 첫 안타(1989년 6월 2일 대전 빙그레 이글스전)를 홈런으로 기록했고, 아들 문정빈 역시 1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부자가 나란히 프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문정빈은 "아버지가 프로 첫 홈런을 많이 축하해주셨다. 이전부터 '아들, 아빠는 프로 첫 안타가 홈런이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는데, 나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쳤다.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LG 내야수 문정빈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2차전에서 8회말 대타로 교체 출전했다. 구승민 상대 홈런포를 쏘아 올려 생애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

냉정하게 현시점 문정빈은 LG 주전 선수는 아니다. 백업으로서 경기 중후반 대타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다만, 마음가짐과 의욕은 누구보다 뜨겁다. 언제 자신에게 올지 모를 한 타석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문정빈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1군 선배들과) 함께 있기만 해도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1군에서 야구하고 싶다"며 "나에게는 항상 한 타석만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한 타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 또 수치적인 목표는 생각하지 않았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최대한 도움 주는 것이 내 할 일을 다하는 것이다"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LG 내야수 문정빈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2차전에서 8회말 대타로 교체 출전했다. 구승민 상대 홈런포를 쏘아 올려 생애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문정빈은 염경엽 LG 감독 등 코치진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홍창기와 문성주, 문보경,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 신민재 등 왼손 타자가 많은 LG 라인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일발 장타를 지닌 오른손 타자다. 

문정빈은 자신을 향한 기대를 결과물로 만들어내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기간 타격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개막 로스터 한자리를 따내며 서서히 1군에 스며들고 있다. '아버지만큼 멋진 아들' 문정빈의 야구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LG 내야수 문정빈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2차전에서 8회말 대타로 교체 출전했다. 구승민 상대 홈런포를 쏘아 올려 생애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LG 트윈스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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