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배달 수수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커졌지만, 배달 플랫폼들도 할말이 많아도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배달 수수료를 두고 정치권까지 나서 ‘상생’을 요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인 해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1일부터 매출 규모에 따라 중개 이용료를 2%~7.8%로 차등 적용하는 ‘상생 요금제’를 도입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도 지난 2월 말부터 상생안에 따른 중개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앞서 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바뀐 중개료 요금제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상생안 시행 이전 두 업체의 중개 수수료율은 9.8%였다.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 적용되고 최대 수수료율도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외식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외식업주가 체감하는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는 주장이다. 비난의 화살은 주로 업계 1위인 배민에 쏠리고 있다. 기존 외식업주들이 택할 수 있던 다양한 선택지들을 회사 이익을 위해 하나 둘 없애고 있다는 게 이유다. 배민이 오는 14일부터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비난의 강도는 한층 높아졌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배민에서 가게 광고나 배달 방식 등에 정액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정률제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무료 배달’이 도입되면서 사실상 선택지가 강제됐다”면서 “특히 ‘깃발’을 꼽는다고 표현하는 가게 노출 지역 확대의 경우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면서 매출에 따라 3~4배에 이르는 수수료 부담을 짊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운털 박힌 배달앱, ‘책임 돌리기’에 “억울해도 할많하않”
배달 플랫폼 업계는 이 같은 ‘이중가격제 책임론’이 앞뒤가 안맞는다는 입장이다. ‘무료 배달’ 정책 도입 전에는 소비자가 일정 금액 배달료를 분담하면, 남은 배달비용을 가맹점이 내는 구조였다. 그러나 ‘무료 배달’ 도입 후에는 소비자가 내던 배달료를 업체가 부담하는 것일 뿐, 가맹점에 부담이 가중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배달 업계가 지적하는 점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높은 유통마진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0~2022년 프랜차이즈 상위 6개 본사 유통마진은 가맹점당 12.9%였다. 통상 외식업체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재료비로 알려졌다. 배달 업계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높은 유통마진을 책정하며 가맹점 부담을 늘리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배달 플랫폼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달 플랫폼이 상생안을 통해 수수료율을 낮춰도 가맹본부에서는 정작 가맹점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추가적인 배달 수수료율 인하만 요구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라고 하면 마치 배달 플랫폼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수익만 취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사실상 서비스 이용료 개념”이라며 “배달 플랫폼 중 배민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책임을 배달 플랫폼에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배달 업계는 프랜차이즈들이 배달 수수료 이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배달 비용은 단건으로 부과되는 반면, 이중가격제 도입에 따른 가격 인상분은 주문한 메뉴 수만큼 더해져 수수료를 훨씬 상회하기 때문이다. 또 이중가격제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부 업체에서 도입했던 만큼, 이중가격제 도입이 배달 수수료 부담 가중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한 책임 전가라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큰 만큼, 배달 플랫폼들은 이중가격제 비판에 대해 뾰족한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미 ‘미운털’이 박힌 상황에서 적극적인 해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배달 플랫폼은 앞서 합의한 배달 상생안을 통해 가맹점주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상생협의체 취지와 협의를 바탕으로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신규자업자를 비롯한 입점 업주 부담을 덜 수 있는 상생요금제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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