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8경기에서 승률 5할 이상을 거둔 KT가 흐름을 잇기 위해선 4월 2~3일 LG와 일전이 중요하다. 2연전 중 등판 가능성이 큰 1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중책을 맡는다.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지난 시즌 개막 첫 주간 8경기에서 1승(7패)에 그쳤다. 매 시즌 출발이 더뎠다. 그럼에도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자, KT에는 ‘슬로 스타터’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물론 KT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별칭이었다. 저력을 높이 평가받은 것은 기쁘지만, 시즌 초반 놓친 승수 때문에 더 높은 곳에서 PS를 시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또한 컸다.
●굿바이, 슬로 스타터
올해는 슬로 스타터와 작별하는 분위기다. 시즌 출발이 나쁘지 않다. 3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개막 이후 8경기에서 4승1무3패다. KT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은 개막 첫 주간을 승률 5할 이상으로 시작하지 못했다.
비시즌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 프런트는 엄상백과 심우준(이상 한화 이글스)이 떠나자, 트레이드(오원석), 프리에이전트(FA·허경민), 방출선수(최동환) 등 영입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이강철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 훈련 환경과 강도에 변화를 줘 시즌 초반부터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고민했다. 또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선수도 없었다.
투타에 걸쳐 계산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예년보다 투수진의 몸이 빠르게 풀렸다”는 이 감독의 말대로 마운드는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ERA) 2.64(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고영표, 소형준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1회 이상 기록했다. 타선에선 새로운 3번타자 허경민(0.371)과 김민혁(0.400), 김상수(0.375)가 힘을 냈다.
●일전
그러나 까다로운 상대가 KT 앞에 나타났다. 개막 7연승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LG 트윈스다. KT가 초반 흐름을 잇기 위해선 4월 2~3일 LG와 맞대결에서 성과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 지난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LG가 KT에 2승1패로 앞섰다. 당시 KT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는 바람에 정상 전력으로 맞붙지 못했다.
올 시즌 KT 선발진은 온전하다. 당초 KT에선 로테이션상으로 소형준, 오원석, 헤이수스의 선발등판이 가능했다. 모두 컨디션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다.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이 기간 등판할 공산이 높은 헤이수스다. 헤이수스는 지난해 LG와 3경기에서 ERA 0.00(19이닝 1실점 0자책점)으로 강했다. 이에 KT 역시 개막전 선발을 구상하다 시즌 초반 대진을 염두에 두고 헤이수스에게 1선발을 맡겼다. KT가 초반 선전의 흐름을 4월까지 잇는 데는 헤이수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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