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권민규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권민규는 “볼넷을 최대한 안 내주는 게 목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실점이란 ‘결과’에 집중하기 보단 투구 내용이란 ‘과정’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대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한화 이글스 신인투수 좌완 권민규(19)는 올해 신인들 중에서도 ‘제구력’ 부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량을 자랑하는 투수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낸 그는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것은 물론, 올해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하며 1군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권민규는 현재 한화 불펜에서 조동욱과 함께 유이한 좌완 투수다. 한화는 최근 수년째 좌완 불펜 기근으로 힘겨운 허리 싸움을 해왔는데, 권민규는 이런 팀의 고민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22일 개막전부터 출격을 기다렸으나 권민규의 프로 데뷔전은 예상보다 늦게 치러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권민규를 팀 4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권민규는 1이닝 무실점 2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그는 이후 2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또다시 마운드를 밟았다. 이번엔 1.1이닝 무실점 1볼넷 1삼진을 마크했다. 두 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한화 권민규가 지난달 1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시범경기 SSG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스포츠동아DB
그는 무실점 피칭에 대해선 “실점은 안 했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 지금 가장 신경써야 할 점은 볼넷을 많이 안 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 출격할지 모르는 프로 세계의 높은 벽도 제대로 실감했다. 권민규는 “고등학교 때는 선발투수였으니까 ‘무조건 나간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펜 투수니까 몸을 풀고도 안 나가는 경우가 있더라. 그게 누적이 되니까 확실히 피로도가 쌓인다”고 설명했다.
팀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인 정우주(19)의 존재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권민규는 “(정)우주가 KT 위즈전에 출전했을 때 박수도 많이 치고 응원도 강하게 보냈다. 둘 중 한 명이라도 2군에 가면 혼자 힘들어질 것 같다. 둘 다 잘해서 함께 1군에 오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민규는 향후 목표를 묻자 “ABS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 볼넷을 최대한 안 줘보겠다. 차라리 안타를 맞는 게 낫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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