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감독 하정우가 10년 만에 각양각색 9명의 배우들을 머리에 얹고 돌아왔다. 하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자 대표작이 될 '로비'다.
'로비'는 연구 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미래지향적이고 독보적인 '매립형' 배터리 기술 개발에 성공한 창욱은 뛰어난 연구 실력과 다르게 영업에는 영 꽝이다. 몇 안 남은 동아줄인 투자자(김종수)를 만난 자리에서도 실수만 연발하고 결국 영업에 실패한다. 먹여 살릴 직원들, 갚아야 될 억대 대출비로 위태로운 창욱은 마지막으로 스마트주차장 국책사업에 뛰어든다.
그런 창욱의 앞에 오랜 악연이자 '돌출형' 기술을 내세우는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박병은)이 앞선 투자자 확보에 이어 어김없이 훼방꾼으로 등장한다. 학창시절 창욱의 기술력을 이용해 왔던 광우는 '로비'력에서 독보적이다. 국책사업의 결정권자인 조장관(강말금)은 경쟁 입찰이었던 사업을 수의 계약으로 바꾸라고 지시한다. 광우가 맡게 되는 미래가 안 봐도 뻔하다.
"로비하자고요, 로비"
결국 창욱은 신념을 굽히고 더러운 방식에는 똑같이 더러운 방식으로, '로비'에 뛰어든다.
창욱은 김이사(곽선영)의 분석 끝에 광우에게 포섭된 조장관 대신 정치권 실세 최실장(김의성)을 공략한다. 창욱은 최실장의 최애 골퍼 진프로(강해림)를 우여곡절 끝에 섭외해 로비 알선 박기자(이동휘)를 조력자로 팀을 꾸리고, 광우는 조장관의 최애 배우 마태수(최시원)와 조장관의 친한 동생 다미(차주영)와 한 팀이 돼 한날한시에 '로비' 경쟁을 펼친다.
영화 시작부터 하정우와 박병은의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티키타카의 향연으로 꽉 차는 오디오, 일명 하정우표 '말맛'이 터진다. 여기에 이동휘의 능청스러움, 주변에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불쾌함을 유발하는 '개저씨'가 된 김의성까지 가세하니 피식피식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다.
불순한 목적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홀로 순수한 강해림, 전자담배의 용가리 연기를 뿜어내며 막무가내인 부패 장관 강말금, 팬티 노출로 또 망가지는 최시원, 그와 재회해 불타는 과거 연인 차주영까지 10명의 믿고 보는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들뿐만 아니라 진프로의 아버지 성동일, 골프장 대표(박해수)의 목적으로 투입된 전 스님 현 신부 현봉식, 창욱의 골프 일타강사 이지훈, 두 캐디들까지 크고 작은 배역들이 모두 서사를 가지고 감초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며 영화를 꽉 채운다.
권력으로 움직이는 현대 사회를 골프 접대라는 소재로 풍자한 하정우표 블랙코미디, 골프 룰은 몰라도 된다. 감독 하정우의 말맛과 코미디가 그리웠던 이들에게 "나이스 샷!"에 이어 "나이스 온!"이 될 '로비'다.
'로비'는 4월 2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쇼박스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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