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모처럼 국내에서 열린 컬링 국제대회인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가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과 흥행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잡는 성과를 냈다.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는 지난 15일 의정부실내빙상장상에서 개막해 23일 결승전을 진행했다. 이어 26일에는 의정부시청에서 대회 조직위원회, 의정부시, 대한컬링연맹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과보고회를 하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한국, 일본, 미국, 튀르키예 등 13개국 104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권 확보와 우승을 향해 다퉜다. 우승은 캐나다가 차지하면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스위스가 은메달을, 중국에 동메달이 돌아갔다. 경기도청 선수들이 나선 한국은 2년 연속 4강에 올랐다.
◆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2026 동계 올림픽 출전 확정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를 통해 개최국 이탈리아를 포함한 8개국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본선에 올랐다. 또한 아시아 컬링 강국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인상적인 경기력도 확인됐다.
김은지, 김수지, 설예지, 설예은, 김민지의 ‘5G’가 나선 한국은 대회 첫날 한일전에서 연장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는 등 개막 후 5연승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메달 획득은 아쉽게 실패했지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권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해외 팀끼리 경기에서도 명승부가 이어졌다. 스웨덴과 중국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중국의 동쯔치가 네 개의 스톤을 모두 쳐내는 쿼드러플 테이크아웃을 선보였다. 결승전에서는 캐나다의 트레이시 플루리가 자신의 스톤을 피해 스위스의 스톤만을 쳐내는 짜릿한 샷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성과에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못지않은 현장 관중이 호응이 이어졌다. 선수들도 관중과 교감하는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펼쳐 빙상장을 찾은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김은지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9일 동안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하지만 사랑을 주신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오는 6월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해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흥행 성공 밑바탕 된 삼각공조
이번 대회는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입장권 판매를 선보였다. 한국에서 펼쳐진 컬링 대회 사상 첫 유료 관중 입장이었는데도 좌석 점유율 50%를 넘길 정도로 흥행했다. 특히 9일 동안 누적 관중 4293명을 끌어모으는 등, 다른 프로 스포츠와 일정이 겹치는 불리함 속에서도 선전했다.
흥행 성공에는 컬링연맹, 의정부시, 대회 조직위원회의 삼각공조가 이루어졌기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컬링연맹은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밑바탕을 깔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를 이번 세계선수권의 테스트 이벤트로 지정,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세계선수권에 앞서 사전 대회를 치르며 경기장 공조, 아이스 조성, 동선 관리 등을 점검한 덕분에 대회 기간 큰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가 치러질 수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다양한 홍보,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관중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특히 대회 기간 운영 인력,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노력은 선수단과 관중, 월드컬링 등 관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특별한 대회를 이끌 수 있었다.
의정부시는 관중 편의를 위해 녹양역, 관중 주차장과 의정부실내빙상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지역화폐, 지역 먹거리와 연계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대회 성공에 이바지했다. 특히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대회 기간 여러 차례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대회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등 시 전체가 총력을 다해 대회에 지원했다.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도 대회 전 기간 경기장과 주차장 등에 배치되어 주차 안내와 동선 관리 등 대회 관리 및 관람객 편의를 위해 노력했다.
한상호 컬링연맹 회장은 "의정부시는 최고의 파트너"라며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컬링 역사에 큰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 컬링의 저변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근 시장은 "이번 대회는 흥행과 성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뜻깊은 대회였다"며 "세계대회 개최 도시로서 의정부의 역량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도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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