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훈의 한반도톡] 조약 2조와 소통하는 북러…러, 북미 사이 중재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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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한반도톡] 조약 2조와 소통하는 북러…러, 북미 사이 중재자 될까

연합뉴스 2025-03-29 09: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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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쇼이구 통해 미러접촉 내용 김정은에 상세 설명

푸틴-트럼프 브로맨스,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로 확장 주목

북한 김정은, 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접견 북한 김정은, 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접견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반갑게 상봉하고 신뢰적이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나눴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202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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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가 정세평가를 공유하며 동맹으로서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중요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담화에서는 조로(북러) 두 나라의 안전 이익과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중요문제들, 지역 및 국제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이 폭넓게 교환되었으며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하였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27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쇼이구 서기가 김 위원장에게 미러 접촉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은 미국의 이전 행정부에서 중단된 러시아·미국 접촉이 재개된 것에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의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서방 연합군과 맞서며 우리나라가 달성하고 있는 성공 때문에 이뤄진 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상황과 언급으로 미뤄볼 때 러시아는 최근 이뤄진 푸틴-트럼프 간 통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진행 중인 휴전협상 등에 대해 동맹국 북한에 충실히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치는 작년 6월 체결된 양국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사시 상호 군사적 원조 제공을 명시한 이 조약의 제2조는 "쌍방은 최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쌍무관계 문제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국제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국제무대들에서 공동보조와 협력을 강화한다"고 명시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평시에도 다양한 소통채널을 통해 국제환경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공동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한 것으로, 쇼이구 서기의 방북과 김 위원장 면담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악수하는 트럼프-푸틴 대통령 악수하는 트럼프-푸틴 대통령

(워싱턴DC EPA=연합뉴스) 2018년 7월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동 당시 악수하는 트럼프(왼쪽)와 푸틴. bulls@yna.co.kr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이 2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90분간 직접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평화협정의 여러 요소를 논의할 만큼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이나 취임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 소통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해온 만큼 푸틴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트럼프 브로맨스가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단 러시아 쪽에선 미국과 소통은 북한 스스로 결정할 일이고 이를 풀어갈 외교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원칙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체고라 대사는 미국이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위해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 지도부에 누군가의 중재가 필요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며 "북한과 미국에는 여러 가지 소통 채널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과 정상급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 소통하며 북미회담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하다.

2018년 대북특사 파견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다리 역할을 해온 한국의 위치를 러시아가 대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러관계는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이후 이어진 다양한 채널의 소통이라는 탑다운 방식으로 현재 수준에 도달했다"며 "북미관계도 결국 탑다운 방식이 해법이 될 수 있고 북미정상회담의 추진과정에서 러시아가 물꼬를 트는 중재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 없이 빈손으로 끝낸 1기 때와 달리 집권 초부터 북한과 대화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021년 8월 열린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 2021년 8월 열린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한국이 외교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현재 국내정치적 상황은 뒤로하더라도 남북 간 대화채널은 완전히 단절됐고 러시아와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교대립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외교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또 당장은 국내정치적 리더십이 작동불능인 상황에서 한미관계도 현상 유지 정도에 머물 뿐 한국의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투사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한 안보문제 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북한과 일상적으로 외교적 소통을 할 수 있는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복원해 나가야 한다"며 "두국가론을 펼치는 북한과 교섭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진지한 모색도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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