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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전이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지 여부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치료인 동시에, 말기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윤리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이 이 같은 임상적 판단을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해영·이태훈 교수 연구팀은 말기 전이암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은 방사선 치료 결정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에게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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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이내 사망 예측 정확도 비교 그래프(AUC 기준). 삼성서울병원이 개발한 AI 예측 모델 ‘GBM’과 ‘GBM-B’가 기존 모델보다 높은 정확도(AUC 기준)를 보여, 30일 내 사망 예측 성능에서 우위를 나타냈다. /자료 출처=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말기 전이암 환자 663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삼성창원병원 외부 환자 441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30일 이내 사망 위험 예측 정확도(AUC)는 기본 모델인 GBM에서 0.833, 단순 혈액검사 기반 모델인 GBM-B에서 0.830으로 나타나 기존 예측 모델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GBM-B 모델은 복잡한 검사 없이도 환자의 혈액검사 정보만으로 판단할 수 있어, 실제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모델은 방사선 치료 시행 여부, 치료 강도, 환자·보호자와의 의사소통 시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김해영 교수는 “말기 전이암 환자의 치료 여부는 생명 연장보다 환자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번 모델은 방사선 치료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더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방사선 치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Radiotherapy and Oncology(IF=4.9)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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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