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내 주요 증권사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12억5700만원의 상여금을 수령하며 현금 기준으로 전체 CEO(최고경영자) 중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았다. 윤 대표는 2023년 순영업수익 3582억원, 경상이익 2394억원을 기록한 실적을 바탕으로 즉시 지급분과 과거 이연분을 합산해 이 같은 금액을 수령했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총 20억1000만원을 수령해 총액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지만, 이 중 약 16억원이 주식으로 이연된 장기성과급으로 구성돼 실제 현금 수령액은 4억원대다. 이연성과급 제도로 과거 성과에 대한 보상이 몰려 지급되면서 수령한 성과급 총액이 커진 사례다.
이 제도는 과급의 일정 비율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2~3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단기 실적보다는 성과의 지속성과 장기 성과를 확인한 뒤 보상하는 구조다. 예컨대 2021년에 우수한 실적을 냈더라도 이에 대한 보상의 일부는 2024년에 지급하는 식이다.
증권사 일부에선 이연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거나 주가·ROE(자기자본이익률)·TSR(총주주수익률) 등 장기성과 지표에 따라 금액을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윤리 위반 시 지급 취소 또는 환수 조치도 가능하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3억4700만원)과 김미섭 부회장(2억4400만원)도 각각 글로벌 사업 성과와 지속가능경영 지표 등에 따라 억대 성과급을 가져갔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총 3억4711만원의 상여금을 수령했다. 이 가운데 1억2243만원은 2023년 실적에 따른 성과급이며, 2020~2022년 성과에 대한 이연 보상금은 총 2억1032만원에 달한다.
반면 약 1300억원 규모의 ETF(상장지수펀드) 손실 사고가 불거진 뒤 대표직에서 물러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전 대표는 성과급 9500만 원을 수령했다. 장기성과급(PS)은 지급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임하면서 제외됐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1억4236만원을 수령했다.
이외에도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4억1800만원 ▲박봉권·이석기 교보증권 대표가 각각 5억2100만원, 5억2700만원 ▲김원규 LS증권 대표 4억8600만원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2억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성과급이 커 보이더라도 단순히 실적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석하긴 어렵다"며 "성과 시점과 보상 시점이 어긋나는 만큼, 제도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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