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여성 청소년이 남성 청소년과 비교해 삶의 만족도와 회복탄력성이 낮고 청소년들이 인식하는 스트레스 요인 중 ‘공부·학업성적’이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하 개발원)이 발표한 ‘2025년 청소년 마음기록’에 따르면 불안·걱정은 변함없이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인식하고 있는 감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발원은 2020년부터 매년 ‘청소년 마음기록’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15세~24세 청소년 44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
대부분의 부정정서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반대로 긍정정서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다만 긍정정서 중 평온은 여성의 비율이 유일하게 높았으며 부정정서 중 짜증은 남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학생은 화·분노와 감사를, 고등학생은 불안·걱정을 타 집단보다 많이 느끼고 있었다. 대학생은 평온과 따뜻함을, 학교 밖 청소년들은 우울함을 타 집단보다 많이 지각하고 있는 상태였다.
청소년들의 자기인식은 모든 집단에서 보통(3.0) 이상으로 양호했으나 자기개념 명료성의 경우 다른 요인보다 표준편차가 높아 개인차가 컸다.
회복탄력성에 대한 조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별로는 17~18세의 회복탄력성이 가장 낮았으며 19~20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학생의 회복탄력성이 가장 높았으며 학교 밖 청소년의 회복탄력성이 가장 낮았다.
이는 대학생은 대학진학으로 환경이 바뀌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제 해결력과 정서적 안정감을 키우는 반면, 학교 밖 청소년은 사회적 지지망이 부족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개발원은 진단했다.
청소년들이 인식하는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한 결과, ‘공부·학업성적’이 39.9%로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어 ‘진로(24.9%)’와 ‘친구관계(10.2%)’ 순이었다.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서 묻자 총 11개의 스트레스 해소유형이 도출됐다. 이중 ‘게임·미디어·스마트폰(26.7%)’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음악 관련 활동(13.8%)’, ‘수면·휴식(12.2%)’, ‘해소법 없음(9.7%)’ 순이었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해 그냥 참는다는 청소년도 많았다. 심지어 힘든 상황을 피하고 혼자 숨어버리는 회피적 행동을 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자해, 음주, 물건 던지기 등과 같은 위험한 행동으로 표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스스로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혼자 있으려는 경향인 자발적 고립은 3.08로 보통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친밀감 욕구’ 역시 직전 조사인 2023년 3.94점에서 올해 3.76점으로 소폭 줄었다.
장래의 직업 가치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들은 경제적 보상과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직업 가치로 고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시에 자기 성장과 발전도 중요한 요소로 인식했다. 개발원은 “물질적 가치에 몰두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는 불안감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삶의 만족도 관련 조사는 성별 차이가 컸다. 여성 청소년들은 삶의 만족도가 2.92점으로 남성(3.23점)에 비해 낮았다. 회복탄력성 역시 여성(2.93점)이 남성(3.22점) 대비 낮은 점수를 보였다.
개발원은 “청소년들의 자발적 고립 경향은 지속되고 있었고 친밀감의 욕구는 감소해 청소년들의 대인관계 형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더 나아가 청소년의 심리 건강과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사회와 학교, 가정이 다시금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방향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어 “여성 청소년의 자존감을 높이고 일상에서 긍정정서를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이 현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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