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를 떠나자마자 반 년 만에 우승컵을 따낸 에메르송 로얄이 부상과 대체자 영입으로 AC밀란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브라질 대표 출신 풀백 로얄은 스페인의 레알베티스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뒤 2021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던 선수다. 당시만 해도 토트넘의 오른쪽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질 거라는 기대가 컸지만, 잉글랜드 무대에서는 기량을 잘 발휘하지 못했다. 주전이되 경기력이 아쉬운 주전으로서 두 시즌 활약했고, 세 번째 시즌에는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해 로얄을 후보로 밀어냈다. 로얄은 벤치 자원으로서 토트넘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으로 이적한 로얄은 토트넘을 떠난 선수들이 금방 우승한다는 일명 ‘탈트넘 법칙’의 사례가 됐다. 이번 시즌 밀란 경기력이 그리 좋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1월 열린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이탈리아 슈퍼컵)에서 우승 멤버가 된 것이다. 당시 밀란은 세르지우 콘세이상 감독을 선임하면서 감독 교체 효과를 확실히 누렸다. 유벤투스와 인테르밀란을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 즈음부터 로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나름대로 야심찬 영입이었던 만큼 시즌 초 주전으로 뛰었지만, 경기력은 토트넘 시절과 마찬가지로 약점이 뚜렷했다. 공격가담이 그리 위력적인 것도 아니면서 수비 복귀 속도가 너무 늦었다.
결국 밀란은 중복 지출을 감수해 가며 라이트백을 더 샀다. 로얄보다 먼저 토트넘 주전이었던, 맨체스터시티 소속의 노장 라이트백 카일 워커를 영입했다. 나이 많은 선수로 임시방편이라도 삼아야 할 정도로 로얄에게 실망했다는 뜻이었다.
로얄은 현재 밀란의 유일한 부상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로얄은 지난 1월 지로나를 상대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은 뒤 회복과 재활에 매진해 왔다. 회복 속도는 그리 빠르지 못했다. 27일(현지시간) 부상 이후 처음으로 모래에서 뛰는 훈련을 했다. 모래 달리기는 맨땅이나 잔디보다 푹신하기 때문에 재활 과정에서 겪는 훈련 단계 중 하나다. 일반적인 달리기를 거쳐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훈련으로 이어진다. 아직 재활 단계가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미 워커에게 자리를 내줬으므로 로얄은 올여름 팔릴 거라 보고 있다. 로얄은 이미 커리어에 거의 뛰지도 않은 바르셀로나가 있는데, 이번엔 또 하나의 명문 밀란을 이력서에 쓸 수 있게 됐다. 밀란 소속으로는 유럽 진출 후 첫 트로피도 따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AC밀란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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