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사들이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던 가운데,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업계 최초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앞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인터넷은행 진출을 고민했지만, 각각 다른 이유로 최종 참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흥국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리게 된 셈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했다. 한국소호은행은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컨소시엄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금융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컨소시엄에는 KCD를 비롯해 우리은행, NH농협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 등 은행권과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등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다. LG CNS, 아이티센, 메가존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혁신 기업도 동참했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소상공인 고객의 다양한 금융 니즈에 맞춘 맞춤형 보험·금융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미래 위험에 대한 대비를 체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IT 계열사인 티시스도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미래가 결국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보험을 넘어 디지털 금융과의 융합을 통해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보험사, 왜 인터넷은행에 주목하나
보험사들이 인터넷은행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비대면 금융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보험업계도 새로운 고객 접점을 찾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소호은행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을 예정인 만큼, 보험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자영업자를 위한 특화 보험, 대출 연계 보장성 보험 등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험업계의 인터넷은행 진출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흥국만이 참여를 확정했다.
DB손해보험은 한때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보류했다. 현대해상의 경우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두 컨소시엄이 모두 예비인가 신청을 철회하면서 결과적으로 인터넷은행 도전은 무산됐다.
흥국생명·화재가 이번 컨소시엄 합류를 통해 보험업과 인터넷은행 간 협력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타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흥국의 행보가 다른 보험사들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인터넷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가 인터넷은행과 손잡으면, 기존 보험상품에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의 인터넷은행 진출이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으려면 새로운 서비스 출시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첫 발을 딛는 흥국의 사례가 향후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략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번 예비인가 신청에 나선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에 대해 민간 외부평가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오는 6월쯤 예비인가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예비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하고 인가받은 후 영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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