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공격수 제시 린가드가 광장시장에 나타났다. 길거리 음식 투어를 위해서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가 서울의 전통시장 한복판에서 산낙지에 도전하는 모습은 쉽게 보기 어렵다. 긴장한 표정으로 시작했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지난 20일 린가드는 유튜브에 ‘FIRST TIME trying Korean Street Food’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린가드는 종로구 광장시장에 도착해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첫 타깃은 육회였다. 식전으로 나온 소고기 뭇국부터 반응이 남달랐다. 국물을 한입 삼키고 “맛있다”를 연발했다. 곧이어 육회가 나오자 노른자와 배까지 함께 비벼 한입에 넣었다. “괜찮아”라는 짧은 한국어로 감상을 남겼다. 분위기는 부드럽게 이어졌다.
산낙지 앞에서 젓가락 멈춘 린가드 의외의 반응
다음 음식 앞에서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접시 위에 놓인 건 살아 있는 산낙지였다.린가드는 “왜 움직여? 무서워서 못 먹겠다”며 당황했다. 주변에서 계속 도전하라고 부추겼고, 망설임 끝에 결국 젓가락을 들었다.
입 안으로 들어간 산낙지를 씹은 순간, 반전이 시작됐다. 그는 “쉽다. 그냥 장난친 거다”라는 말과 함께 여유를 찾았다. 긴장했던 얼굴은 웃음으로 바뀌었다.
육회부터 호떡까지, 린가드 입맛을 사로잡은 광장시장 투어
린가드는 이어 김밥, 떡볶이, 순대, 빈대떡으로 코스를 확장했다. 접시에 가득 담긴 음식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았다. 연신 “진짜 맛있다”를 반복하며 음식 하나하나에 반응을 보였다.
카메라를 향한 눈빛에서도 거부감은 없었다. 한국 생활 2년 차, 거리 음식에 완전히 적응한 듯한 모습이었다. 먹방 도중에도 팬들은 끊이지 않았다. 유니폼을 들고 사인을 요청하는 이들이 몰려왔다.
린가드는 멈춰서 사인을 해줬다. 별다른 말 없이, 자연스럽게. 광장시장에서 만난 스타와 팬의 거리도 가까웠다.
투어의 마지막은 호떡과 닭강정이었다. 린가드는 마지막까지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말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점수보다 표정이 더 정확한 평이었다. 시장 곳곳에서 보인 그의 반응은 계산된 제스처가 아니었다.
한편, 린가드는 잉글랜드 출신으로 2023년 2월 FC서울에 입단했다.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EPL 무대에서 활약했던 선수가 서울 중심부의 전통시장 골목을 누비는 모습은 낯설지만 자연스러웠다. 음식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진다. 린가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