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자전거 시장이 봄 성수기를 준비 중이다. 국내 자전거 업계를 선도하는 삼천리와 알톤이 각각 전략적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기업은 지난해 실적에서 큰 차이를 보여 올해 실적 개선 여부 및 격차 좁히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따뜻한 봄 날씨가 일찍 찾아오면서 자전거 기업들이 분주해졌다. 봄은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만큼 자전거 이용 고객이 급증하는 ‘자전거 성수기’다.
소비자들이 레저, 출퇴근, 여행 등 다양한 용도로 자전거를 이용함에 따라 제품의 다목적성과 실용성을 극대화한 신제품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은 각각 전기자전거와 일반자전거, 레저용 자전거 분야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천리는 최근 다목적 사용성을 강조한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하며 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종 전기자전거를 포함한 100여종의 신제품 라인업은 삼천리가 다목적성 강화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모델은 적재 기능을 강화한 전기자전거 ‘팬텀’ 시리즈로 통근부터 물류 운반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팬텀 라인업은 접이식, MTB, 시티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재구성돼 출퇴근, 여행, 장보기, 배달 등 각기 다른 용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5년형 팬텀은 적재 기능을 대폭 강화해 실용성을 높였으며 짐받이를 기본 탑재하거나 별도 설치가 가능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삼천리는 주요 부품인 배터리, 모터, 구동계, 서스펜션, 브레이크 간 상호 호환성을 개선함으로써 현장 A/S 대응력을 높였고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주행거리, 모터 파워, 편의 기능 등 옵션을 세분화했다. 최고 사양 모델인 팬텀 FS는 1회 충전으로 최대 230km 주행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와 앞뒤 풀 서스펜션을 장착해 199만원인 반면, 대중화를 목표로 한 팬텀 어라운드는 79만원에 실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도록 구성됐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든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삼천리는 일반자전거 라인업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입문자부터 동호인,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하며 브랜드 전 라인업을 통한 시장 선도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삼천리의 전략은 지난해 실적에서 빛을 발했다. 삼천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1.1% 증가한 1613억8000만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31억6000만원으로 전년 적자 6억2903만원에서 벗어나 150.3% 상승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신제품 라인업 강화와 가격경쟁력, 다목적성을 강조한 제품 개발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알톤은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액이 299억2990만원으로 전년 대비 2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도 6억4977만원에서 42억3253만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돼 적자 폭이 751.38% 늘어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레저용 자전거 및 전기자전거 판매 부진이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알톤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파이톤’ 시리즈를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알톤의 파이톤 시리즈는 16인치와 20인치 두 가지 모델로 고출력 500W 리어허브 모터와 시마노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택했다. 특히 삼성셀 기반의 대용량 48V 15Ah 배터리를 탑재했고 배터리 안전성 강화를 위해 충전재 적용, 방수 및 방열 기능을 개선했다. 충전 시 방전단과 충전단 압력을 각각 차단해 외부 전기 충격이나 스파크 발생을 예방하는 기술이 도입돼 안정성과 실용성을 크게 높였다.
또 파이톤 시리즈는 클락션 기능, 브레이크 작동 시 자동 점등되는 후미등, 흙받이, 그리고 시인성을 강화한 컬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파이톤 16’은 저지상고 설계를 적용해 키가 작은 라이더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파이톤 20’은 듀얼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도심 내 주행 시 승차감을 개선하는 등 실사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이처럼 알톤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체결한 73억399만원 규모의 전기자전거 공급계약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중요한 신호로 평가된다. 카카오 공유 자전거 서비스 ‘씽씽’에 약 3000대의 전기자전거를 공급하는 이번 계약은 알톤의 대량 수주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알톤은 이를 발판 삼아 B2B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고성능 제품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계획이다. 배터리 안정성 및 편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 파이톤 시리즈를 통해 레저용 자전거 및 전기자전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향후 제품 라인업 전반의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양사 신제품 라인업은 입문자부터 동호인, 전문가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구성됐다”며 “전기자전거 대중화와 함께 전통 일반자전거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 전기자전거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의 탄소중립 및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자전거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자전거 시장에서 양사 전략과 제품 혁신, 공급 계약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올해 자전거 시장 양사 격차가 얼마나 좁혀질 지 판가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