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늘 함께해 편해”, “공 다 잡아줄게” 롯데 나승엽-한태양, 왕십리서 사직동까지 [스토리 베이스볼]

덕수고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롯데 한태양(왼쪽)과 나승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23)과 한태양(22)은 덕수고 1년 선·후배 사이다. 둘은 서울 왕십리 시절 덕수고 운동장에서 동고동락하다 부산 사직구장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 한태양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나승엽은 소셜미디어(SNS)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한태양이 팀에 합류하자, 나승엽은 후배가 팀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겼다. 당시 한태양은 “(나)승엽이 형과 훈련을 마치고 고기를 먹으러 가거나 훈련 때 많은 도움을 받아서 금세 적응했다”고 밝혔다.

●1군

둘은 올해부터 프로 무대를 본격적으로 누비겠다는 의지다. 앞서 나승엽은 2022년, 한태양은 2023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기간까지 인연은 이어졌다. 그러나 둘은 프로 무대를 함께 누비는 장면을 더 간절하게 그렸다. 그리고 꿈은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둘을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이후 시범경기까지 기량을 확인하고는 개막 엔트리에도 둘 다 포함했다. 한태양은 “1군에 계속 머무는 게 내 첫 번째 목표”라며 “기회를 주셨으니까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한태양(오른쪽)이 2월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도중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발전

현재 나승엽은 주전, 한태양은 백업으로 출발했다. 둘은 2020년 덕수고의 협회장기 우승을 함께 이끈 유격수(한태양), 3루수(나승엽)였다. 한태양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유격수만 맡은 재목이었다. 그래서 당시 덕수고에선 2학년이었음에도 주전으로 뛰었다. 김 감독은 “(한태양이) 움직임이 좋다고 느꼈다. 그래서 수비력이 무엇보다 부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승엽이 이미 주전이었기에, 둘이 1군에서 재회하기 위해선 한태양이 김 감독의 눈에 들어야 했다. 여기서 발전이 이뤄졌다.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까지 기량이 향상됐다. 나승엽은 “(한)태양이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송구가 아주 강하진 않은 선수였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놀라워했다. 김 감독은 “내가 보기에 한태양은 타격 재능 또한 갖고 있는 선수다. 캠프에서 좋은 타구를 많이 치는 모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야

궁극적으로 롯데 내야를 함께 책임지는 게 둘이 가장 꿈꾸는 장면이다. 풀타임 2년차를 맞은 나승엽은 주전 1루수로서 올해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게 중요하다. 한태양은 유격수를 비롯해 내야 곳곳에서 얻을 기회를 살리는 게 필수다. 둘은 케미스트리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한태양은 “(나승엽) 형과는 항상 함께해서 편하다. 1루에 서 있는 형에게 던지는 마음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나승엽은 “네가 던지는 공을 다 잡아줄게”라고 격려했다.


김현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