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강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탄핵 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발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직후,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언급했다'는 복수의 군 관계자들 진술을 공수처가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힘 김상욱 “윤석열 등 내란 관련자들, 살기 위해 계엄할 것”
국민의힘 소속 김상욱 의원은 25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탄핵 심판 선고가 기각이 돼서 윤 대통령이 돌아오면 제2의 계엄을 할 수 있다’는 민주당 주장과 관련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복귀해 남은 임기 3년 채우고 정권을 넘겨준다고 했을 때, 넘겨받은 정권에서 2024년 12월 3일에 있었던 불법적인 일을 형사적인 부분 안 건드릴 수 없다”며 “관련된 장군들, 인사들,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서 형사 절차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분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안 다치기 위해서는 정권을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정권을 놓지 않기 위한 노력을 살기 위해서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모든 독재 국가에서 일어나는 독재적 수레바퀴”라며 “불법을 이미 해버렸기 때문에 정상으로 돌아올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또 “국민들이 대통령이 언제든 비상계엄을 해도 되고, 사람을 처단해도 되고, 정치를 해산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헌법기관에 대한 기능을 정지시키고, 군을 동원하고 하는 것들을 해도 된다라는 비상식에 동의할 수 있겠느냐”며 “그러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것이고, 그 국민적 저항은 경찰력으로 막을 수도 없다. 저는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또다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이 건국 이후 대한민국이 겪는 정말 큰 위기”라며 “이럴 때 우리가 현명하게 용기 있게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복귀 시 계엄 발동’ 기정사실 분위기…”윤석열, 헌정 유린 궁리할 것”
특히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이 제2 계엄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12.3 계엄 사태에서도 최하 5천에서 1만 명을 죽이겠다는 그런 계획을 세웠고, 죽이는 방법조차 폭사, 독사, 또는 사살, 온갖 방법들이 강구됐다”며 “다시 또 계엄이 시작될 수도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제2계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석열이 작년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뒤 2차 비상계엄을 시도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국회의 적법한 계엄 해제에도 따르지 않고 2차 계엄까지 시도하려한 윤석열의 집착과 집요함이 성공했다면, 수천 명이 체포되고 수만 명이 피 흘리는 상황이 생겼을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는 회생 불가 수준으로 폭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의 직무복귀는 곧 대한민국을 테러가 난무하는 후진 독재국가로 만드는 길이라는 사실이 명확하다”며 “나라를 파멸로 이끌, 망상에 사로잡힌 헌법파괴자 윤석열을 즉시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의 제2계엄 발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25일에도 이어졌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공수처 조사에서 윤석열이 국회 의결 이후 ‘2차 계엄’을 언급했다는 명백한 진술이 확보됐다”며 “12월 3일 내란의 밤,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도 윤석열은 포기하지 않고 2차 계엄을 도모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 의결 이후 3시간 반이나 시간 끌었던 윤석열의 본심도 마침내 확인됐다”며 “2차 계엄 시도를 부인하며 ‘계엄군을 신속히 철수시켰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던 윤석열의 가증스러운 얼굴이 교차된다”고 힐난했다.
박 대변인은 “2차 계엄을 도모하려던 괴물이 지금 이 순간 무엇을 모의하고 있을지는 뻔하다”며 법원과 검찰의 도움으로 잠시 탈옥했지만 윤석열의 머릿속은 헌정을 유린하고 살아남을 궁리뿐일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끝까지 계엄을 포기하지 않았던 내란 세력들이 버젓이 버티고 있는 하루하루가 국민께는 악몽 그 자체”라며 “윤석열에게 또다시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용만 민주당 원내부대표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군의 시신 수습용 가방인 ‘영현백’ 구매 의혹을 제기하며 제2계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시점 전후로, 군이 ‘영현백' 3100여 개를 갑자기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윤석열의 구속 취소가 이루어진 직후 3월 12일, 군이 한 번 더 약 2억원 규모의 영현백 3100여 개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매년 약 1000여 개 남짓에 불과했던 구매량이 갑자기 2배가량 폭증한 것도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쯤 되면 혹시나 제2의 계엄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군이 미리 대규모 사망 사태를 염두에 둔 게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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