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비화(飛火)' 현상으로 안동까지 확산하면서 '도깨비불'에도 비유되는 비화 현상 때문에 산림 당국이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비화는 산불 불기둥으로 인해 상승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현상이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에는 순간 초속 5.2m의 남남서풍이 불면서 산불이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의성 산불은 안동까지 번지면서 25일 현재 산불영향구역이 1만4천여㎡로 늘었다. 진화율은 60%에 머물고 있다.
이번 산불이 순식간에 퍼진 주요 원인은 강풍이 꼽힌다.
산불 발생 초기에는 순간 초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이른바 비화(飛火) 현상을 빚어낸다.
비화는 수십m나 수백m를 날아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불을 만들곤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긴 불똥이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나면 최대 2㎞ 정도 날아갈 수 있다.
2009년 호주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때 불똥이 최대 35㎞까지 날아가 불을 퍼뜨렸다는 보고도 있다.
그런 만큼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불인 비화는 산불을 대형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에 많이 자라는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열에너지가 많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이 2배 이상 길다.
침엽수는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 태우고서 확산하는 수관화(樹冠火)가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많은 불똥이 만들어지고 비화하기도 쉽다.
실제 이번 현장에서 만난 주민은 바람에 불씨가 타고 날아다녔다고 진술했다.
의성군 점곡면 입암리 주민 김정철(60)씨는 "산에서 산으로 점프하듯이 불길이 번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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