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까지 듣는 한국인 최애 해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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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까지 듣는 한국인 최애 해산물

위키트리 2025-03-25 15:3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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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를 잡는 모습. / 뉴스1

한국의 갯벌엔 몸을 숨기고 여덟 개의 팔로 먹잇감을 낚아채는 교활한 사냥꾼이 산다. 낙지. 한국에서 ‘뻘 속의 산삼’으로 불리며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낙지에 대해 알아봤다.

낙지 / 연합뉴스

낙지는 문어목 문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딱딱한 뼈 없이 유연한 몸을 가진 두족류다. 문어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팔이 더 길고 가지런하지 않은 점이 다르다. 몸길이는 최대 60cm까지 자라며 머리와 몸통, 여덟 개의 팔로 나뉜다. 머리처럼 생긴 둥근 몸통에 심장, 간, 위, 장, 아가미, 생식기가 들어 있다. 몸통과 팔 사이에 있는 머리에 뇌가 있다.

팔엔 빨판이 촘촘히 달려 먹이를 잡거나 바위에 달라붙는 데 쓴다. 몸 표면은 불규칙한 돌기가 있지만 대체로 매끈하다. 위급할 땐 먹물주머니에서 먹물을 뿜어 적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의 연안에서 발견된다. 얕은 바다의 조간대부터 심해까지 분포한다. 갯벌이나 바위틈, 진흙 속에 굴을 파고 숨어 지내며, 밤에 활동이 활발하다.

4∼5월에 산란하는 낙지는 팔 내부에 알을 낳는다. 갯벌에 구멍을 뚫고 암컷과 수컷이 들어가 산란해 수정한다. 수정이 끝나면 숫낙지는 필사적으로 구멍을 빠져나오려 하지만 곧 암낙지에게 잡아먹힌다. 암낙지는 숫낙지를 잡아먹고 기운을 차리지만 그 또한 새끼들을 위해 자기 몸을 바친다. 알에서 깬 새끼들이 갯벌 구멍 속에서 여름까지 어미 몸을 뜯어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낙지는 갯벌과 바닷가 근처에서 흔히 서식한다. 한국에선 전남 무안군이 낙지 산지로 유명한데, 넓은 갯벌 덕에 쫄깃한 육질의 갯벌낙지가 많이 잡힌다. 과거엔 영암도 낙지로 이름났지만, 영산강하구둑과 방조제 건설로 갯벌이 사라지며 옛 명성이 퇴색했다. 중국 연안에서도 낙지가 대량으로 잡힌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낙지의 상당수가 중국산이다. 천적으론 갯벌에선 갈매기나 마도요 같은 조류가, 바다에선 상어, 가오리, 곰치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천적은 한국 사람들을 비롯한 인간이다.

갯벌에 숨어있는 낙지를 잡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호미를 이용하는 것이다. 밀물 때 물이 빠진 갯벌을 샅샅이 뒤지며 낙지 구멍을 찾아낸다. 숙련된 사람은 호미로 능숙하게 낙지 구멍을 파헤쳐 낙지를 잡지만 초보자는 갯벌에서 낙지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미끼를 넣은 통발을 갯벌이나 바다에 던져 낙지가 스스로 들어오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통발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방법다.

돌 틈에 숨어있는 낙지를 잡는 방법도 있다. 숙련된 기술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돌을 하나하나 들추며 낙지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밤에는 낙지가 불빛을 따라 이동하는 습성을 이용해 낙지를 잡는다. 배에 불을 밝히고 갯벌이나 바다를 이동하면서 불빛에 이끌린 낙지를 잡는다. 이밖에 낚싯바늘에 미끼를 꿰어 낚시로 낙지를 잡는 방법도 있다. 낚싯대를 던지고 낙지의 움직임을 느끼며 낚싯대를 감아올리면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인에게 낙지는 인기 만점 음식이다. “봄 조개, 가을 낙지”란 속담이 있을 만큼 가을에 특히 사랑받는다. 영양가가 높아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엔 “야윈 소에게 낙지 네댓 마리를 먹이면 금방 기력을 회복한다”고 쓰여 있다. 실제로 농사짓던 소가 힘없을 때 낙지를 배춧잎에 싸 먹이면 펄펄 날았다고 전해진다. 중국 의서 ‘천주본초’에서도 낙지가 기를 더하고 피를 돕는다고 했다. 타우린, 베타인, 아세틸콜린, 각종 무기질(칼슘, 인, 철분 등), 비타민B2, 단백질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억제와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

낙지 요리법은 다양하다. 가장 유명한 건 산낙지다. 갯벌이나 바다에서 잡은 낙지를 죽이지 않고 산 채로 먹는다. 잘게 썰어 꿈틀대는 상태로 참기름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전남 무안군과 목포시에선 칼로 탕탕 치며 만든단 이유로 ‘낙지탕탕이’라고 부른다.

낙지볶음은 1960년대에 생긴 요리로 알려졌다. 고추장과 물엿으로 매콤달콤하게 볶는다. 무교동에서 시작돼 1970년대 말 전국으로 퍼졌다. 제부도에선 마늘과 미나리를 더해 알싸한 맛을 낸다. 낙지연포탕은 해물육수에 낙지와 무, 고추를 넣고 끓여 시원한 국물을 낸다. 목포의 낙지호롱은 낙지를 막대에 말아 양념장 바르고 구워낸다. 낙지백숙이나 갈낙탕(소갈비 추가)도 인기다.

산낙지 / 연합뉴스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낙지 요리는 천차만별의 맛을 자랑한다. 산낙지는 한없이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낙지볶음은 매콤하면서 달달한 맛을, 연포탕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낸다. ‘자산어보’엔 “맛이 달콤하고 좋다”고, ‘동의보감’엔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적혀 있다.

비린내가 적어 생으로 먹어도 부담 없다. 다만 산낙지는 살아있는 상태라 강한 감칠맛과 함께 미끌거리는 식감이 호불호를 가른다. 일본인처럼 회 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거부감 없이 먹지만, 북서유럽이나 미국 출신은 낯설게 여기는 게 사실이다. 유튜브엔 광장시장에서 산낙지를 먹는 외국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쏟아진다. “도전”이라 불릴 만큼 외국인들에겐 호기심을 자극한다.

낙지 연포탕 / 연합뉴스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산낙지는 매우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위험한 식품이다. 빨판이 목이나 식도에 달라붙어 기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낙지가 식도를 막아 생기는 사고가 종종 언론을 탄다. 노인이 세발낙지를 통째 삼키다 숨진 사례도 있다. 절대 통째로 삼켜선 안 된다. 꼭꼭 씹거나 참기름을 넉넉히 찍어 먹어야 안전하다. 고양이에게 줄 때도 잘게 다져야 기도 막힘을 막을 수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에선 동물보호법상 산낙지를 서빙할 수 없다. 세계 최대 동물권 단체인 PETA는 잔인하단 이유로 산낙지 섭취 반대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

<낚지볶음 레시피>

매콤한 양념에 쫄깃한 낙지가 어우러진 낙지볶음은 잃어버린 입맛도 단번에 되찾아주는 마성의 밥도둑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몇 가지 팁만 기억하면 집에서도 맛집 못지않은 낙지볶음을 만들 수 있다.

준비물: 낙지, 양파, 당근, 양배추, 대파, 청양고추,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다진 마늘, 설탕, 맛술, 참기름, 통깨

낙지 손질: 굵은소금을 이용해 낙지를 깨끗하게 씻고, 밀가루를 넣어 바락바락 주물러 준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궈 이물질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양념장 만들기: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다진 마늘, 설탕, 맛술을 넣고 잘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다져 넣는다.

채소 준비: 양파, 당근, 양배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채 썰고, 대파와 청양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낙지 데치기: 끓는 물에 낙지를 살짝 데친다.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지니 주의한다.

볶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 당근, 양배추를 먼저 볶는다. 채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양념장을 넣고 볶는다. 데친 낙지와 대파, 청양고추를 넣고 센 불에서 빠르게 볶는다.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팁: 낙지를 너무 오래 볶으면 질겨지므로 센 불에서 빠르게 볶는 것이 중요하다. 취향에 따라 콩나물이나 버섯 등 다른 채소를 추가해도 좋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가루를 넣어 볶음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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