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Youth | 마리끌레르 피처 에디터 5인이 건져 올린 청춘의 조각들 #음악 | 마리끌레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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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Youth | 마리끌레르 피처 에디터 5인이 건져 올린 청춘의 조각들 #음악 | 마리끌레르 코리아

마리끌레르 2025-03-25 10:00:00 신고

3줄요약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
청춘이란 찰나에 머물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 영화, 음악, 우리가 주고받은 대화까지.

마리끌레르 피처 에디터 5인이 저마다의 생에서 건져 올린, 불완전하게 반짝이는 청춘의 조각들.

“그대는 내 초라한 들판 단 한 송이의 꽃
그대는 내 텅 빈 하늘 위 휘노는
단 한 마리의 신비로운 새.”

‘창세기’ 중에서

9와 숫자들 ‘창세기’

“그대는 내 초라한 들판 단 한 송이의 꽃 / 그대는 내 텅 빈 하늘 위 휘노는 단 한 마리의 신비로운 새”. 어떤 사랑은 한 세계를 피워낸다. 이 곡의 제목이 ‘창세기’인 이유도 그래서라 짐작한다. 한 인간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경험을 두고 단지 ‘사랑’이라고 부르자니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당신의 세계를 사랑함으로써 나의 세계가
변화하는 경험. 나의 누추한 세계에 한 송이의 꽃이자 신비로운 새인 당신이라니. 나는 이보다 아름답게 고백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에 이 노래를 듣는다. 새로운 세계의 첫 문을 열 때의 떨림과 전율, 마침내 그 세계 안에서 느끼는 충만감과 안온함은 여전히 내게 청춘의 전유물로 느껴진다. 유선애 피처 디렉터

롤러코스터 <일상다반사>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젊음을 품은 목소리가 있다. 내게는 조원선의 목소리가 그렇다. 스물다섯의 조원선이 지누, 이상순과 함께 이불로 방문을 틀어막고 집에서 완성했다는 롤러코스터의 2집 <일상다반사>에는 20대를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유효한 노랫말이 담겨 있다. 팔천삼백구십오일째 내가 누군지 모르겠으니 그냥 좀 내버려 두라거나(‘가만히 두세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꿈꾸던 삶을 살라거나(‘힘을 내요, 미스터 김’), 외롭고 힘든 길만 골라 달려도 그저 행복하다고 고백한다거나(‘Runner(Day By Day)’). 이 앨범을 꺼내 듣다 보면, 조원선이 남긴 노랫말대로 청춘을 살아보고 싶어진다. 안유진 피처 에디터

구원찬

청춘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지난날들을 자꾸 돌아보며 과거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다 이내 ‘순수’라는 단어에 다다른다. 좀 더 성숙해지기를 바라던 어린 시절을 건너온 내가 다시는 예전처럼 순수하게 살지 못할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할 때, 구원찬의 음악을 찾아 듣곤 한다. 슬퍼하는 누군가를 위해 조용히 곁에 있어주겠다는 ‘슬퍼하지마’, 사랑한다는 말로도 내 감정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전하는 ‘표현’ 등 그가 쓴 가사는 담백한 목소리, 편안한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한 사람의 마음을 엿보게 한다. 화려하게 포장하지도, 애써 감추지도 않은 그 마음은 지난 연말에 공개된 신곡 ‘변하는 걸 그저 내버려두기엔’으로 이어진다. 그리움과 추억에 깃든 감정과 소망을 녹여낸 이 곡을 공개하며, 그는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더 이상 순수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고,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리움이 여전히 있지만, 그리움에 지치고 싶지 않습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지닌 동년배 뮤지션의 음악으로 마음에 묻은 때를 조금이나마 씻어내고, 이미 흘러가버린 듯한 나의 청춘에 다시 한 걸음 다가가본다. 김선희 피처 에디터

아이스에이지(Iceage)

2019년 여름이었다. 친구들과 찾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기대 이상으로 즐겁고… 추웠다. 게다가 첫날과 달리 둘째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 더 서늘하게 느껴졌다. 이번 무대에 우리가 춤을 추지 않으면 그만 서울로 돌아가자 마음먹었고, 그런 우리 앞에 코펜하겐에서 온 낯선 밴드가 나타났다. 귀를 찌르는 듯한 거친 기타 소리로 시작된 그들의 음악은 아이스에이지라는 이름처럼 차갑고 매서웠다. 추운 날에 추운 음악이라니, 그런데 이상하게 좋았다. 점점 더 굵어지는 빗방울도, 미끄러운 무대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은 거침없이 자신들의 음악을 쏟아냈다. 오히려 마치 이 상황이 자신들의 무대를 망치러 온 구원자라도 되는 양 반갑게 맞이했다. 심지어 보컬 엘리아스 벤데르 뢴넨펠트(Elias Bender Rønnenfelt)는 임시로 덮어둔 비닐을 온몸에 휘감는 퍼포먼스 아닌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그렇게 어느샌가 나는 그들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어 있었다. 날카롭고 위험하고(이기 팝 역시 이들에 대해 위험한 소리를 내는 그룹이라 평했다) 거칠 것 없는 이들의 음악과 태도에 완벽히 빠져든 날이었다. 그날 이후 내게 가장 매혹적인 청춘의 음악은 ‘아이스에이지’로 박제되어 있다. 강예솔 피처 시니어 에디터

재달

9년 전, 무대에 오른 한 사람의 영상을 봤다. 싱잉 랩이랄지, 혹은 랩 록이랄지. 하나의 단어로는 결코 규정할 수 없는 방식으로 노래하는 이가 있었다. 질끈 감은 눈, 오르내리는 눈썹, 거칠게 뻗어내는 두 팔. 긴장한 듯 굳어 있다가도 내뱉는 노랫말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고 있음이 느껴졌다. “죽을 때까지 알바만 하다 갈 수 없어 / 난 별이 되어 빛을 내고
싶어”(‘눈꺼풀’)라고 소리치던 사람. 그 후 나는 10대 후반과 20대의 초반을 재달의 음악과 함께했다. ‘앞이 캄캄하며 내일로 가는 막차를 놓쳐버린 듯’하고, ‘방황하는 나침반이 나를 괴롭힌’(‘Sherpa’)다고 말하던, 청춘의 불안이 담긴 가사가 나를 어루만졌다. “내가 뿌리 내린 곳이 나의 중심”이며 “나무처럼 살고 싶”(‘Tree’)다고 노래할 때면, 나 또한 삶의 무게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가슴 위에 커다란 돌덩이가 얹힌 듯한 밤이면 나는 여전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재달의 노래를 들으며 눈꺼풀 속으로 숨는다. 당신과 함께 젊음을 건널 수 있어 다행이라고, 내 청춘의 셰르파가 되어주어 고맙다는 마음을 품은 채로. 임수아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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