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800ha 산불 피해 아픔…"오늘 산불 기세 꺾는다"
바람 상황에 촉각…이재민 "하루빨리 집에 돌아갈 수 있었으면"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지자체 경계를 넘어 안동으로까지 번지면서 안동 지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확산을 막기 위해 경계선을 구축하고,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피한 주민은 길안·임하·일직·남선 지역 1천212명이다.
25일 오전 5시.
날이 밝기도 전에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등에서 시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750여명이 장비를 들고 야산을 올랐다.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 번진 불은 밤새 200㏊(산불영향구역)에 걸쳐 피해를 내면서 조금씩 동쪽으로 확산했다.
화선 길이는 7㎞에 이르지만 아직 1.4㎞밖에 진화하지 못했다.
강풍이 불던 하루 전과는 달리 25일 오전에는 초속 0.3ｍ의 약한 서풍이 불어 진화 작업에 그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낮이 되면 바람이 세질 가능성이 높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동은 지난 2020년 4월 대형 산불로 800ha가 불탄 것을 비롯해 2021년 2월, 2023년 2월 등 최근 들어 비교적 큰 규모의 산불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어느 지자체보다 산불에 민감한 상황이다.
한 진화대원은 "오늘 산불의 기세를 꺾어야 더 이상 확산하지 않을 것 같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주불을 잡는다는 각오로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길안면 현하리, 백자리, 금곡리 주민 210여명은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심 체육관 등으로 대피해 있다.
이들을 포함해 안동에서는 남선면, 임하면 등 주민과 시설 입소자 등 1천212명이 대피해 있다.
이 가운데는 거동 불편자 등 시설입소자 873명이 포함됐다.
인근 학교에서 하룻밤을 지낸 길안면 주민 A씨는 "밤새 불이 번지지 않을까 걱정돼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길안면이 뚫리면 청송군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체 헬기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최대한 빨리 불길을 잡는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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