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이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로부터 오는 6월부터 1년간 평가에서 제외된다.
21일 KAIST에 따르면, QS는 오는 6월부터 KAIST를 평가에서 배제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라 KAIST는 향후 1년간 진행되는 QS 세계 대학 순위, 아시아 대학 순위 등 4개 주요 평가에서 빠지게 된다. 또한 KAIST가 QS에 제출한 노미네이션 리스트(nomination list)는 올해 활용되지 않는다.
QS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KAIST 생명화학공학과가 해외 교수 300여 명에게 “몇 가지의 설문조사에 응하면 100달러 상당의 상품권(token)을 지급하겠다”는 이메일을 발송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QS 평판도 설문조사를 포함된 것이 문제가 됐다. 해외 교수들은 QS에 이 메일을 제보했으며, QS는 자체 조사를 실시한 뒤 KAIST를 1년간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학과 자문을 받기 위한 의견 수렴 목적이었으나,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며 “학과와 학교 차원에서 QS에 설명을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적 실수를 인정하며, 수신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상품권 지급과 관련해서는 “학과의 발전기금으로 지급될 예정인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실관계는 감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QS평가에서 ‘학계 평판도’는 중요한 평가 지표다. 세계대학순위에서는 30%, 학과별순위에서는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KAIST의 향후 QS평가 순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AIST 관계자는 “대학과 학과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 현재 특별 감사를 진행 중이며, 윤리적 관리를 실천하기 위한 윤리경영특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감사가 끝나는대로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며, 후속 조치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KAIST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그간 의대의 경쟁력에 카이스트가 묻힌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꿋꿋하게 버텼듯, QS평가에서 제외된 1년 동안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QS는 매년 2~3월 설문조사를 통해 학계 평판도를 조사한다. QS는 각 대학이 제출한 노미네이션 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지를 발송하며, 설문에는 응답자의 국가, 소속, 직급 등의 정보와 함께 ‘우수 대학’으로 평가하는 대학을 선택하는 항목이 포함된다. 응답자는 학문 분야별로 국내 대학은 최대 10개, 해외 대학은 30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QS는 학계 평판도가 주관적인 요소로 평가되는 만큼, 대학의 비윤리적 행위를 제재하는 방침도 두고 있다.
QS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QS는 “대학이 특정 응답을 유도하거나, 승인 없이 지정된 템플릿을 임의로 변경하는 행위 등 비윤리적인 사례가 적발될 경우, 해당 대학을 한 평가 주기 동안 순위에서 제외하거나 추천을 무효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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