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장례식 안 온 친구와 손절했다. 내가 이상하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0대 초반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21살 때 겪은 일을 회상했다. A씨는 "그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부모님 없이 할아버지 손에 커서 나한텐 부모님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친구들끼리는 가정사도 다 알만큼 편하고 친한 사이였다. 할아버지 사망 선고받고 단체 대화방에 이 소식을 알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장례식장을 잡자마자 그날 저녁에 친구 몇 명이 와줬다. 다음 날 아침에 수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보다 더 슬픈 표정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와줬다. 다음 날 출근하는 친구들은 전화로 위로해줬다. '부조금 없어서 여유 생기면 바로 보내겠다' '미안하다'는 친구들의 말이 정말 고마웠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단체 대화방에 있는 친구 6~7명 중 딱 한 명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A씨는 "그 친구랑은 다른 친구들이 질투할 정도로 잘 어울려 다녔다. 같이 있으면 웃겨서 너무 재밌었던 친구"라며 "카톡은 다 읽었는데 연락도 안 왔고, 찾아와주지도 않아 너무 서운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A씨는 친구에게 "너 왜 우리 할아버지 장례식 안 왔냐"고 묻자, 친구는 "나 그때 디엠(개인 메시지) 보내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심지어 친구로부터 메시지는 온 적이 없었다. A씨는 "서운함을 넘어서 욕 나올 정도였다. 이후 '손절'했는데 내가 정상인 거냐"며 "친구 조부모상은 선택적이라는 걸 알지만, 사이가 각별했다는 걸 친구가 알고 있는 전제하에 생각해달라"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은 A씨 친구 행동을 지적했다. 이들은 "조손가정일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빠, 엄마인 거 아니냐. 충분히 서운할 것 같다" "만약 부모님이 다 계신 경우라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면 친한 친구 사이에 전화 한 통은 하는 게 맞지 않냐" "당연히 '손절'해야 한다. 사정 다 알고 안 온 건 잘못이다"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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