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기회 ③] 韓 자동차업계에 부는 기대감...“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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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 기회 ③] 韓 자동차업계에 부는 기대감...“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관건”

투데이신문 2025-03-21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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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중국이 내수 부양책을 내세우는 가운데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급증한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BHMC)가 올해 내수 시장에서의 반등과 함께 수출 확대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11일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기간 중 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약 5%로 설정하는 내용의 업무보고가 발표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예고하며, 내수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는 지급 준비율 및 정책금리 인하,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조정 등 다양한 부양책을 시행하며 경제 성장률 회복에 힘쓰고 있다. 이런 정책 기조는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를 활용한 전략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베이징현대는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강화하며 올해 내수 40만대, 수출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힘입어 베이징현대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사드 배치 후폭풍 이후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1%대까지 급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외국계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2020년 64%였던 외국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상반기 37%까지 하락했다. 이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모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겪는 공통된 도전 과제다.

현대차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중국 시장을 떠나지 않고 경쟁력 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전동화 전환을 기회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BAIC) 인베스트먼트는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달러(약 8000억원)를 투입해 총 10억96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단계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예정이며, 이번 투자금은 전동화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활용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베이징현대를 통해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 하이브리드 모델, 2027년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연구개발과 생산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공장의 역할을 재조정하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생산 및 수출 기지로 전환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내수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중동과 동남아, 중앙아시아 지역을 주요 수출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기존 모델뿐만 아니라 신차 라인업까지 포함해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 중국 공장의 수출 실적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3년 445대에서 2024년 4만4638대로 수출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새로운 성과를 창출했다. 올해는 그보다 두 배 이상의 수출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어, 현대차가 중국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역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해외 수출 비중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생산 역량을 활용해 중남미, 동남아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라며 “현지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국내 자동차기업들이 중국의 내수 부양책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수 시장은 현지 업체들의 강세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될 경우 수익성 회복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인 수요 둔화(캐즘)로 주춤한 가운데, 중국은 여전히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 국내 브랜드가 현지 브랜드에 비해 이미지 경쟁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실적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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