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CRL(보완요청서) 요구에 따른 향후 계획 등을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다. 사진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진 회장(가운데). /사진=온라인 기자간담회 화면 캡처
진 회장은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관련 CRL(보완요청서)를 받았다"며 "CRL은 CMC(제조품질관리)와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그렇지만 항서제약도 결과를 받고 크게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HLB는 자사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해 FDA 승인 절차를 밟아 왔다. HLB가 약물심사 관련 부분을 주도했고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제조공정을 보유한 항서제약이 CMC 부분을 책임져 왔다. 리보세라닙은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캄렐리주맙에 대한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FDA 허가를 받을 수 없다.
FDA가 항서제약에 보낸 CRL에는 미비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기존에 받았던 CMC 지적사항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HLB는 판단하고 있는 수준이다. 항서제약은 FDA에 레터를 보내 관련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대응책을 세울 방침이다. HLB는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미비점 내용을 전달받는 대로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다.
항서제약은 앞서 FDA로부터 3가지 지적사항을 받았다. ▲미생물 오염 방지를 위한 멸균 프로텍터가 기준치에 부합하지 않음 ▲의약품 품질보증을 위한 육안검사 절차가 확립되지 않음 ▲컴퓨터 관련 시스템이 자동화되지 않음 등이다. HLB는 이 중 비교적 중요도가 큰 멸균 프로텍터 관련 내용이 해소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진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미중갈등 여파로 인한 FDA 승인 불발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근까지도 중국 바이오 회사가 개발하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약물이 FDA 허가를 받은 사례가 있어서다. 진 회장은 "베이진과 준시바이오 등 FDA 허가를 받은 중국 회사들이 있다"며 "FDA 결정에 미중갈등 영향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FDA 허가 절차를 밟는 동시에 유럽 시장의 문도 두드릴 계획이다. 오는 9월 EMA(유럽의약품청)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허가 신청을 내는 게 핵심이다. 유럽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경우 FDA 승인이 나야 진출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아직은 대기하고 있는 단계다.
진 회장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면서도 "항서제약과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FDA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RL을 2회 받고도 FDA 승인된 사례가 많다"며 "조금만 더 인내하고 기다려주시면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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