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복합 오락시설 내 카지노 운영을 허용하는 법안의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지난 1월 중순 각료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으며, 현재 국회 제출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는 태국은 카지노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를 통해 해외 투자와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고, 세수 증대와 고용 창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수도 방콕과 치앙마이, 푸켓 등 주요 관광지를 대상으로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연간 5천만 명의 관광객 유치와 4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페통탄 총리는 카지노를 “관광의 새로운 형태”로 규정하며 강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구상은 전통적인 문화 및 국민 정서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불교 국가인 태국은 도박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뿌리 깊다. 태국 국립연구원이 1월 하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오락시설에 대해 59%가 반대했고, 찬성은 29%에 그쳤다. 이는 정부 구상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 내부에서도 입장 차가 존재한다. 특히 태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제한할지 여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입법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태국농업대학 치타완 차나쿠르 부교수는 "카지노 개방이 단기적으로 관광객을 늘릴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공공 안전과 범죄율, 노동력의 질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결국 다른 산업에 대한 투자 유인을 약화시켜 전체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 정부는 경제 성장 둔화 속에서 관광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카지노 정책을 둘러싼 국민 여론과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Copyright ⓒ 뉴스비전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