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황희찬이 골을 넣으며 오만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을 치러 오만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조 1위를 유지했다.
이날 선발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황희찬이었다. 한국은 주민규가 최전방을 책임졌고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이 2선에 위치했다. 박용우와 백승호가 미드필더진을 이뤘고 이태석, 권경원, 조유민, 설영우가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중원에 위치한 백승호와 센터백으로 나선 권경원은 각각 황인범과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는 출장이었다. 레프트백으로 나온 이태석은 기존 주전 레프트백인 이명재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해 변화가 불가피했다. 즉 11월 A매치와 비교해 이번 선발진에서 전술적 이유로 바뀐 선수는 황희찬뿐이었다.
우려는 있었다. 전술적으로 이상한 선택은 아니었지만, 황희찬이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소속팀에서 출장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2월에 다친 뒤 황희찬이 소속팀에서 뛴 경기는 지난 9일 에버턴전 15분가량이 전부였다. 대표팀에서 곧바로 선발로 나섰을 때 좋은 경기력 혹은 건강한 모습을 보일지 의문이었다.
황희찬은 전반 중반까지 오른쪽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행히 경기력 자체는 괜찮았지만 공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황희찬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전반 13분에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횡으로 돌파를 시도했는데 마지막 벽을 뚫지 못해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전반 38분 백승호가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중원에 이강인이 들어왔다. 이와 함께 이재성이 오른쪽, 손흥민이 중앙, 황희찬이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상치 못한 교체가 곧 승리의 발판이 됐다. 이강인은 곧바로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보내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41분에는 환상적인 침투패스를 넣었고, 왼쪽에서 수비 사이로 들어간 황희찬이 감각적으로 공을 받아낸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첫 유효슈팅을 그대로 득점으로 만든 결정력이 돋보였고, 지난 9월 오만전에 이어 또 한 번 오만을 상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황희찬은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16분에는 손흥민과 연속된 패스워크로 득점 기회를 만들려 노력했으나 득점이 나오지는 않았다. 황희찬은 아직 풀타임을 소화할 만한 몸 상태는 아니었기에 후반 17분 배준호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국은 아쉽게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했다. 후반 35분 이강인 부상이라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수비가 제대로 진형을 갖추지 못했고, 알리 알부사이디에게 중거리골을 허용했다. 홍 감독은 후반 40분 풀백 이태석과 부상 당한 이강인을 빼고 스트라이커 오현규와 윙어 양현준(라이트백 기용)을 넣으며 승부수를 가동했지만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넣지 못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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