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국회·정부의 코미디 같은 영화부담금 ‘폐지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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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국회·정부의 코미디 같은 영화부담금 ‘폐지쇼’

이데일리 2025-03-20 15:00: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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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부는 지난해 3월 ‘그림자 조세’인 부담금을 정비하겠다며 그중 하나로 영화부담금 폐지를 추진했다. 영화부담금은 영화티켓의 약 3% 수준(약 500원)으로 영화발전기금 재원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영화부담금 폐지를 골자로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디오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발의했다.

이후 국민의힘 소속 이종욱 의원이 정부안과 같은 내용에 예산부수법안이라는 점을 추가한 영화비디오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된 영화비디오법 개정안은 비상계엄·탄핵으로 어수선했던 지난해 12월10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돼 찬성 217명 반대 33명으로 의결됐다. 217명의 찬성에는 여야 의원들이 고루 참여했다.

하지만 국회는 지난 2월26일 폐지한 영화부담금을 되살리는 법안을 본회의에서 다시 의결했다. 폐지에 찬성한 지 79일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해당 법안은 찬성 195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통과됐다.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는 부담금 폐지에 찬성표를 던지고 이번에는 살리자고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여야를 합해 무려 138명이다.

영화부담금을 되살릴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시한만 지나면 본회의로 자동 부의되는 예산부수법안 제도로 인해 다수 의원이 작년 12월 본회의에서 내용도 모르고 투표한 것부터 꼬였다. 영화부담금을 되살리는 법안이 지난 1월말 국회 문체위부터 여야 합의로 통과된 후 법사위-본회의까지 빠르게 처리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게 보인다.

당시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작년 12월 영화부담금 폐지 표결 때는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찬성 투표한 의원들이 많았다. 당 차원에서도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고 했다.

정부의 잘못도 크다. 지난 1월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회장이 문체위 소위원회에서 진술한 바에 따르면 부담금 제도가 폐지된 이후 이를 반영해 영화티켓 가격을 낮춘 극장은 정작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국민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영화부담금을 폐지한다면서 정부-업계 소통 부재 속 정작 국민 혜택은 없었다는 얘기다. 돌연 부담금을 되살리겠다는 국회 앞에서 정부가 무력했던 이유다.

앞서 정부는 여야 강대강 대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4년 내 부담금 일괄폐지 자신했으나 복원된 영화부담금 말고도 3000억원 규모의 국토부 개발부담금(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한시 폐지 등 해결 못한 숙제는 여전히 많다. 정부는 부담금 개편 입법추진 시작부터 발의 형태를 두고 거대야당과 신경전을 벌이며 시작했다. 탄핵정국 속 부담금 일괄폐지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물론 제일 지적받아야 하는 이들은 법안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표결했다가 80일도 안 돼 다시 투표한 국회다. 아울러 기한만 지나면 여야 논의가 제대로 되지 못했어도 본회의로 자동 부의되는 예산부수법안 제도의 단점도 이번 기회에 논의해봐야 한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매표기계(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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