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꽁꽁 언 분양시장, 벚꽃 필 무렵 기지개 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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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 꽁꽁 언 분양시장, 벚꽃 필 무렵 기지개 켤까

뷰어스 2025-03-20 13:41:47 신고

서울의 재건축 신축 현장 모습. (사진=손기호 기자)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금리 부담과 경기 둔화에 더해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주택 매수심리는 위축됐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도 분양 시기를 조정하며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3월 하순 이후 본격적인 분양 시즌이 시작되면서 시장이 반등할 계기를 맞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3~4월 전국에서 2만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시장 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분양시장 침체와 분양 물량 감소, 이중고 겪는 업계

20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사업자 대상 분양지수가 지난해 10월 99.3에서 11월 98.2, 12월 82.0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올해 1월에는 71.4까지 떨어졌고, 2월에 75.4로 소폭 반등했지만 3월에는 다시 72.9로 내려앉았다. 분양지수가 100 미만이면 주택사업자들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처럼 분양시장 전망이 어두운 이유로는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부담 증가, 경기 둔화, 여기에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특히,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분양지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 등과 맞물려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는 실제 아파트 분양 물량에도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11월 1만7140가구에서 12월 1만4144가구로 줄었고, 올해 1월에는 3497가구까지 대폭 감소했다. 2월 들어 3704가구로 소폭 반등했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600가구)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봄철 분양 성수기인 3월 중순이 지나도 분양 물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322가구),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1498가구),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29가구), 문수로 센트레빌 에듀리체(368가구), 진월 더리브 라포레(111가구), 안동 용상 하늘채 리버스카이(548가구) 등 단 6개 단지만 일반 분양을 진행해 총 2876가구가 공급됐다. 이는 예년 대비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 탄핵 정국에 올해 분양 뒤로 밀려…"정권에 따라 정책 바뀔 우려"

현재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탄핵 심판 결과다. 분양시장은 경제와 정책적 변수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 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올해 분양이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며 "정권이 교체될 경우 부동산 정책이라든지, 분양 관련한 규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변동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올해 아직 분양을 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분양시장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 시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및 분양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이를 계기로 매수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 3~4월 전국 50개 단지, 2만1615가구 분양 예정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는 이번 주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분양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등록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3월부터 4월까지 전국적으로 50개 단지에서 총 2만161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개 단지 1470가구, 경기 7개 단지 4957가구, 인천 3개 단지 285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경남 5개 단지 2210가구, 경북 1개 단지 620가구, 광주 5개 단지 2108가구, 대구 4개 단지 1231가구, 대전 1개 단지 743가구, 부산 5개 단지 1982가구, 전북 3개 단지 2550가구, 충남 3개 단지 1760가구, 충북 3개 단지 175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건설사들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주택 매수심리가 살아나는지를 지켜보며, 상반기 분양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의 분양 성적이 올해 상반기 시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만약 이 시기에 청약 경쟁률이 상승하면, 대기 중이던 시행사들도 속속 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시장 반등보다 신중론… 하반기까지 관망세 이어질 듯"

분양시장 침체의 원인은 단순히 탄핵 정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적극적인 분양보다는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정국뿐만 아니라 미국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건설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투자를 꺼리고,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건설 비용 상승과 분양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규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최근 한 차례 금리가 인하됐지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굳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분양을 추진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건설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3월 월간 지표들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에 분양을 미루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3~4월 분양 예정 물량. 2024년12월 집계. (자료=한국부동산원. 그래프=손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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