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 그룹 국내 계열사 전체 매출은 400조원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 2022년 418조원으로 가장 높을 때와 비교하면 두 번째로 높은 그룹 매출 규모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포함해 7곳이 지난해에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했는데, 이중 삼성전자 매출이 최근 1년 새 20% 넘게 오를 때 삼성SDI는 15% 넘게 떨어져 희비가 엇갈렸다. 매출 1조 클럽 중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재작년 대비 지난해 기준 24% 이상 매출 덩치가 가장 많이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매출 외형이 비슷한 지난 2022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일 삼성 그룹 창립 87주년을 맞이해 ‘주요 삼성 계열사 2024년 매출 현황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이달 19일까지 파악 가능한 주요 삼성 계열사 21곳의 지난해 한 해 매출 규모는 388조원이었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40여 곳 계열사까지 합치면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397조~40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연구소 측은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삼성 국내 계열사 전체 매출이 418조 원으로 최고치를 찍었을 때와 견주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 체격이다.
특히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209조원으로, 2022년 기록한 211조원에 거의 근접하며 200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도 300조8709억원으로, 2022년 302조2313억원 다음으로 높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별도와 연결 기준 매출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2년 수준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진 것. 매출 성적만 보면 실적 자신감을 회복한 셈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 그룹 내 지난해 기준 매출 10조 클럽에는 7곳으로, 2023년과 기업 숫자가 같았다. 지난해 기준 삼성 그룹 내 매출 10조 클럽에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삼성생명보험 27조174억원(2023년 25조3098억원) ▲삼성디스플레이 25조4014억원(27조833억원) ▲삼성물산 22조9132억원(24조4736억원) ▲삼성화재 21조9664억원(20조3289억원) ▲삼성SDI 16조978억원(19조7990억원) ▲삼성증권 12조9366억원(12조7852억원) 순으로 파악됐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재작년 대비 지난해 매출을 비교해보면 삼성 그룹 내 매출 넘버2가 1년 새 바뀌었다는 점이다. 재작년에 삼성 계열사 중 매출 2위였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는 3위로 한 단계 내려앉은 대신, 삼성생명은 같은 기간 3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이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요 삼성 계열사 중 2023년 대비 2024년 기준 매출이 10% 이상 뛴 곳은 7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삼성중공업 매출이 7조9072억원에서 9조8674억원으로 24.8%나 괄목할 정도로 증가했다. 연결 기준 매출로 살펴보더라도 8조94억원에서 9조9030억원으로 23.6%나 상승했다. 삼성전자 역시 별도 기준 매출이 170조3740억원에서 209조 522억원으로 22.7% 상승하며 20%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재작년 대비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증가액이 38조6781억원 이상 불어나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연결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 증가율은 8.1%(258조9354억원→300조8709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19%(2023년 2조9387억원→2024년 3조4971억원) ▲호텔신라 18.1%(2조1527억원→2조5428억원) ▲삼성웰스토리 11.9%(2조5936억원→2조9027억원) ▲삼성전기 11.8%(6조7958억원→7조5985억원) ▲제일기획 11.6%(1조2440억원→1조3879억원) 순으로 최근 1년 새 매출 외형이 10% 넘게 증가했다. 이외 ▲삼성화재(8.1%) ▲삼성E&A(7.7%) ▲에스원(7.5%) ▲삼성생명(6.7%) ▲삼성SDS(5.4%) ▲삼성전자판매(5.1%) 등은 최근 1년 새 매출이 5%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SDI는 재작년 19조1063억원이던 별도 기준 매출은 지난해에는 16조978억원으로 매출 덩치가 15.7%나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은 더 하락했다. 2023년만 해도 21조4367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6조5922억원으로 22.6%나 뚝 떨어졌다. 이외 최근 1년 새 매출이 5% 넘게 떨어진 기업에는 ▲삼성물산 6.4%↓(2023년 24조4736억원→2024년 22조9132억원) ▲삼성디스플레이 6.2%↓(27조833억원→25조4014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매출과 별도로 삼성 그룹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의 최근 1년 영업손익도 재작년 11조원 넘게 적자를 보던 것에서 지난해에는 12조3610억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2024년 사이 10년 중 2023년 영업손익률이 6.8%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때를 제외하면, 지난해에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별도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 5.9%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매출 외형을 기록했던 2022년 12% 수준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그쳤다. 지난 2022년 당시 매출은 211조8674억원인데 영업이익은 25조3193억원이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도 2023년에 일시적으로 2.5%로 크게 낮아졌던 때를 제외하면,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9%로 최근 10년 중 최하위를 보였다. 2022년과 지난해 매출 규모는 비슷했지만, 별도와 연결 기준 영업내실은 큰 차이를 보인 셈이다.
참고로 지난 2018년에 별도와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각각 25.6%(별도 매출 170조3818억원·영업이익 43조6991억원), 24.2%(연결 매출 243조7714억원·영업이익 58조8866억원)로 25% 내외 수준을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향후 삼성 국내 계열사 매출이 500조원 시대를 열려면 현재의 사업구조로는 5년 내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기존 사업 이외에 괄목할만한 신사업 육성이 절실하다”며 “삼성으로서는 매출 외형 성장과 함께 고부가가치의 영업내실을 탄탄히 다져나가는 것도 각 계열사 CEO에게 중요한 과제로 남겨졌다”고 말했다.
이동복 기자 ldb@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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