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2025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양사의 최근 행보는 그 양상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의 적기 개발을 통해 AI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전영현 부회장은 조직문화의 중요성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공유하며,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두 배로 늘리고 맞춤형 HBM 개발을 통해 고수익 반도체 시장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경쟁력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주목받고 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은 HBM4가 초당 2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을 구현했으며, 이는 전 세대 HBM3E에 비해 60% 이상 향상된 성능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와의 인증 절차를 시작하고, 하반기 내 양산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AI용 초고성능 D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에 매진하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에 맞춰 기술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HBM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 경쟁력과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각각의 전략을 통해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며, 두 회사의 기세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HBM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기업의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은 메모리 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HBM 기술의 발전은 단순한 메모리 성능 향상을 넘어, AI와 데이터 처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메모리 시장의 경쟁은 기술 경쟁을 넘어 AI 생태계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AI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차세대 AI 칩 로드맵을 발표하며 HBM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HBM3E의 탑재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발표하면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3E의 물량을 이미 완판한 상태로,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 추가 건설에도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HBM3E의 탑재량 확대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후발주자에게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론은 HBM3E 8단 제품을 공급 중이며, 엔비디아의 블랙웰 업그레이드 버전과 관련된 HBM3E 12단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을 이달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HBM4 시장도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모습이다. 젠슨 황은 내년 하반기 '루빈'이라는 새로운 AI 칩을 출시하고,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 2028년에는 '파인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루빈에는 처음으로 HBM4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을 목표로 하반기까지 준비를 마무리하고,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2년 내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HBM4의 역량을 키우고 있는 마이크론은 향후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 시장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AI 생태계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기술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지, 그 결과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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