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조수빈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대규모 ‘브랜드 타운’이 주목받고 있다. 1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미니 신도시급 생활권을 형성하면서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고, 자산 가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초기 분양 단지는 후속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대규모 브랜드 타운은 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며, 기존 주거지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고품질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더해질 경우 단지 전체의 미관 통일성과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상징성까지 갖추게 된다.
또 1만가구 이상이 몰린 대규모 단지는 ‘집적 효과’가 나타나 생활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대형마트, 병원, 학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공원, 문화시설, 도로 확장 등 공공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거주민의 생활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주변 주거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부동산 전문가는 “신도시와 달리 기존 도심 내 브랜드 타운은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고,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면서 기존 상권과 시너지를 일으켜 단기간에 주거 가치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산발적으로 단지가 개발되는 지역보다 이러한 브랜드 타운 아파트가 향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이문휘경 뉴타운이 대표적인 브랜드 타운이다. 과거 ‘달동네’로 불리던 이 지역은 재개발을 통해 총 1만40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변모 중이다. 지난해 1월 입주한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시세를 이끌고 있다. 오는 6월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이문아이파크자이(4905가구)’도 공사가 한창이다. 또 3600여가구 규모로 조성될 이문4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상태다.
경기에서는 광명뉴타운이 대표적인 신흥 브랜드 타운으로 꼽힌다. 총 11개 구역에서 순차적으로 아파트 공급이 진행되면서 2만5000여가구 규모의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재 ‘트리우스 광명(3344가구)’이 입주 중이며, 올해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3804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의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2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외에도 ‘광명센트럴 아이파크(1957가구)’, ‘광명 자이 더샵 포레나(3585가구)’, ‘철산자이 브리에르(1490가구)’ 등이 연내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에서는 시행사가 주도하는 단일 브랜드 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미추홀구에서는 ‘시티오씨엘’이 총 1만3000여가구 규모로 조성 중이며, 지난해 10월 청약을 받은 6단지가 완판되며 공급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 서구에서는 DK아시아가 로열파크씨티 브랜드를 내걸고 3만65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검암역 로열파크씨티’는 인천 역대 최다인 8만4730건의 청약 건수를 기록하며 조기 완판됐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추진되는 브랜드 타운은 교통, 교육, 생활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돼 입주민에게 미니 신도시급의 자족 생활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된다”라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 시세 견인 효과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자산 가치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브랜드 타운 조성은 기존 재개발·재건축뿐만 아니라 신규 정비사업을 통해서도 확대되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는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시공하는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은 단지 북측 산곡6구역, 남측 한양아파트2단지, 산곡3구역 등 인근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며, 향후 약 1만5000가구 규모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또 제3보급단과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부지도 공원과 녹지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라 주거 인프라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명뉴타운에서는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11구역에서 429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하며, 이 가운데 780여가구가 올해 일반분양에 나선다. 이밖에도 노량진8구역에서는 DL이앤씨가 98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시공할 예정이며, 이 중 280여 가구가 연내 일반분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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