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 체포 이후 총기 사용을 언급하며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질책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17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영장에 적시했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15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뒤 가족경호부 데스크(사무실)를 찾아가 "경호처에 실망했다. 총 그런데 쓰라고 놔뒀는데, 총 안 쏘고 뭐했느냐"라고 경호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등 여러 매체는 김 여사가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 후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시점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막지 못한 경호처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당시 김신 경호처 가족부장은 잠시 자리를 비웠고, 김 여사 분노에 놀란 경호관이 김 부장에게 이 상황을 전화로 직보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본부장)은 지난달 중순 김 부장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경호관이 당시 상황을 김 부장에게 전하는 통화 녹음을 확보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 체포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경호처 직원들과 접촉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지만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경찰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김성훈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묻자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둘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1차 체포 작전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체포 저지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호처 간부를 부당하게 인사조치하거나 보안폰(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두 사람이 구속영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김성훈 차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세 차례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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